박태규 “김양 부회장, 증자 두 달뒤 처음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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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0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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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부산저축은행그룹으로부터 거액의 로비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로비스트 박태규(71)씨가 로비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면서 그동안 접촉해온 부산저축은행 측 인사가 김양(59.구속기소) 부회장 뿐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1일 전해졌다.

박씨는 부산저축은행이 KTB자산운용을 통해 삼성꿈장학재단과 학교법인 포항공대(포스텍)에서 각각 500억원씩 총 1000억원을 투자받아 유상증자를 돕고 사례비 명목으로 6억원을 챙겼다는 혐의에 대해 “(그 일이 있고 난 이후) 두 달이 지나서야 김양 부회장을 만났다”며 사실관계 자체를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지난달 28일 자진 귀국한 이후 검찰 조사에서 “은행 측 관계자 중 접촉한 인사는 김양 부회장뿐이었다”면서 “부산저축은행의 유상증자는 지난해 6월에 끝났는데 내가 김 부회장을 처음 만난 것은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뒤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관련 KTB자산운용 관계자를 불러 박씨의 진술 내용을 확인하는 등 유상증자 과정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예정이다.

또 박씨는 부산저축은행 퇴출저지를 위한 로비 자금으로 15억원을 줬다는 김 부회장과의 진술과는 달리 “받은 돈은 10억원이며 이 중 대부분은 정관계 로비가 아닌 사적인 용도로 썼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주고받은 금액 등 두 사람의 진술이 어긋나는 부분에 대해 대질신문을 통해 사실 관계를 재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박씨가 돈을 사적인 용도로 썼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진술 내용을 토대로 용처를 일일이 조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검찰은 박씨가 김 부회장에게서 받은 자금 액수와 그 사용처를 밝히고 내주 초부터 박씨의 로비 의혹과 관련된 인사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박씨는 김 부회장으로부터 “고위공직자를 상대로 은행의 퇴출 위기를 모면할 수 있게 구명에 힘써 달라”는 청탁과 함께 15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수사 초기인 지난 4월 초 캐나다로 출국해 5개월 동안 도피생활을 하다 자진 귀국한 박씨를 체포, 사흘간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끝에 혐의 사실을 확인해 지난달 30일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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