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자는 4일 “국내 선박에 대해서는 레이더를 통해 위치 확인이 가능하고 선박 내 선원 피난처 설치가 의무화되는 등 강화된 보안조치가 시행되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한국 선원이 근무하는 외국 선박이 해적에 취약해 해당 선원들의 협조를 토대로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은 제미니호가 납치된 지 128일째 되는 날이다.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현재 외국 선사에 속한 전체 한국인 선원은 4000명 정도로 이들 대부분은 외국 선사에서 선장이나 항해사 등의 직책을 갖고 있다.
정부는 국내 선박과는 달리 외국 선박에 대해서는 보안 강화를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 선원 노조 등을 통해 이들 한국 선원과 네트워크를 넓히는 방식으로 보안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우선 정부는 이들에게 소말리아 해적이 출몰하는 지역으로 이동할 때 선박 이름, 이동 경로, 선박 내 한국인 선원 현황 등을 국토부 등에 통보할 것을 홍보하고 있다. 사전 위치 파악을 통해 유사시 긴급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또 이들에게 선박 내 피난처 설치, 민간 보안요원의 탑승 등 보안 조치를 취해줄 것을 외국선사에 요구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아덴만의 여명 작전’ 전후로 국내 선박의 보안 조치 강화로 소말리아 해적의 납치 대상이 국내 선박에서 보안이 취약한 한국인 탑승 외국 선박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는 외국 선박은 납치될 경우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사실상 없다는 상황도 반영됐다. 가령 지난 4월30일 납치된 제미니호의 경우 싱가포르 선사가 해적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제미니호 피랍 사건 이후 외국 선박에 탑승하는 한국인 선원에 대해서도 정부가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판단에 따라 대책을 마련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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