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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용등급 강등 1개월> 신뢰 추락…美 경제 반등 조짐 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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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0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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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버냉키 추가 부양 기대감<br/>더블딥 조짐 뚜렷…비관론도 고개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미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오히려 짙어지고 있다. 소비·고용·주택·제조업 등 경제지표는 일제히 악화됐고, S&P를 비롯한 신평사들이 문제삼았던 미 정치권의 갈등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 의장이 제시할 새 부양책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더블딥(이중침체) 조짐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는 미 경제를 반등시키에는 역부족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신뢰 바닥…8월 美 증시 초토화
지난달 5일 S&P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하면서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지난달 4.4%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최대 낙폭으로 월 초에는 유럽 재정위기가 금융권으로 번질 가능성까지 제기돼 4거래일 연속 지수가 하루 400포인트 넘게 출렁이기도 했다.

로이터가 미국·유럽·일본의 대형 기관투자자 57곳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말 현재 49.2%로 전달에 비해 3%포인트 줄었다. 이는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로, 8월만 놓고 보면 1998년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이에 반해 현금 비중은 7월 4.5%에서 지난달 5.8%로 늘었다.

증시 대란은 다른 자본시장에도 연쇄 충격을 줬다. 정크본드 발행 규모는 2008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고, 15개 기업은 기업공개(IPO) 일정을 미뤘다. 그 사이 안전자산인 금은 가격이 온스당 200달러(12%) 넘게 올랐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한때 1960년대 이후 처음으로 2% 아래로 추락했다.

프레드 딕슨 DA데이비슨앤드코 최고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의 전반적인 신뢰도가 믿기지 않을 만큼 추락했다"며 "금융시장은 물론 정치권에 대한 신뢰 역시 떨어져, 투자자들은 내년 미 대선도 호재로 반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끌고, 버냉키 밀고" 통할까
이런 분위기는 오바마와 버냉키가 새로 내놓을 추가 부양조치에 대한 기대감도 반감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새 경제 대책 발표 일정을 두고 공화당과 갈등을 빚은 데 대해 미국인들은 냉소하고 있다.

오바마는 당초 7일 밤으로 예정했던 새 경제대책 발표 일정을 하루 미뤘다. 공화당이 같은날 대선 경선 후보들의 TV 토론 일정이 겹친다고 반발했기 때문이다. 시급한 새 경제대책 발표 일정을 두고 정치권이 다투자 블룸버그는 "새로운 당파싸움이 아니었다면 의회는 8월 휴회에서 복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S&P는 지난달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의 배경으로 워싱턴의 당파싸움을 직접 거론했다.

오바마가 이번주 제시할 새 대책에는 철도, 도로 등 인프라 투자, 고용창출을 위한 기업 세제 혜택, 주택시장 개선 방안 등이 담길 전망이다.

버냉키도 오는 20~2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새 부양대책을 논의한다. 하지만 더블딥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데 반해 3차 양적완화(QE3)를 비롯해 연준이 취할 것으로 기대되는 추가 부양대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지난 주말 CNBC와의 회견에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 여건은 금융위기가 불거진 2008년보다 더 악화됐다"며 "연준이 QE3를 시행해도, 미 경제에 장기적으로 유익한 효과는 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실비아 웰스파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주말 블룸버그를 통해 "연준이 2013년 중반까지 제로(0)금리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어떤 조치도 소비나 투자를 부추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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