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건 이익단체의 반발…정부 정책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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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0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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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보건의료계에서 온건단체로 분류돼 온 대한약사회, 한국제약협회가 최근 정부 정책에 강하게 반발하며 단체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에 대체적으로 협조하는 단체로 인식돼 왔으나 하반기 보건복지부가 약사법 개정 추진, 약가 일괄 인하 방안을 발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약사회 등은 복지부 정책에 반대하며 대규모 집회, 신문광도 등을 통해 정책의 부당성을 알리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에 합의를 이룬 정부 정책에도 제동을 걸어 해당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 약사회-제약협회 대정부 투쟁 강화

약사회가 반대하고 있는 사안은 지난 7월 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약사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감기약, 해열진통제 등 국민이 많이 찾는 일반약을 약국 외 판매 의약품으로 분류해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정부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약사회는 약사법 개정안이 국민의 편의성을 높이기 보다 의약품 오남용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소속 약사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반대집회와 함께 라디오광고 등을 통해 여론을 모으는데 집중하고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중앙과 지역 약사회가 동시 다발적으로 정부 정책의 부당성을 알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정책 추진을 반대하는 활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협회는 약사회를 비롯해 9개 단체와 손잡고 약가인하 방안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규모 궐기대회도 준비 중이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추석 이후 제약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궐기대뢰를 개최하기로 확정했다”고 말하고 “정부의 태도 변화에 따라 우리의 행보도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약협회는 지난달 12일 복지부가 발표한 2조1000억원 규모의 보험약가 일괄인하 방안에 반발했다.

이미 등재된 의약품의 약가 인하폭인 8900억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3조원 상당의 약값이 인하되는 것으로, 기업의 정상적 경영이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복지부 발표 당일, 국내 제약업계 사상 처음으로 제약사 대표와 임직원이 모인 가운데 반대 집회를 가지기도 했다.

◆ 약사회 반대로 DUR 시행 연기

약사회와 제약협회의 반발은 다른 정책의 추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이달 1일부터 시행키로 한 일반약에 대한 ‘의약품 처방·조제 지원(DUR·Drug Utilization Review) 시스템’에 제동이 걸렸다.

DUR이란 동시 처방이 제한된 약을 한 환자에게 처방하거나 특정 연령대에 제한된 약을 처방할 때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수정하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환자 개인의 금기약물과 중복약물 처방이 이뤄지지 않도록 한다.

정부는 DUR 시행을 위해 7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지난 6월 약사회 등이 참여한 ‘DUR 전국확대 추진위원회’가 합의를 완료해 이달에 시행될 예정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약사회가 일반약의 약국 외 판매 정책과 DUR 동시 추진에 대한 복지부의 입장 표명 등 선결조건 해결을 요구하면서 돌연 참여를 거부해 시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들의 행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서울시 성동구에 사는 임경숙씨(여·32)는 “특정 정부 정책에 반대한다고 이미 시행하기로 합의한 것까지 뒤집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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