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이코노미스트들은 ECB가 이날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인하 방침을 시사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ECB가 오는 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가능성을 92%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은행간 초단기금리인 이오니아(Eonia)금리는 시장의 금리 기대치를 나타내는 데 최근 수개월간 기준금리보다 60베이시스포인트(bp·1bp는 0.01%포인트) 낮게 거래되던 것이 11월 ECB의 통화정책회의까지 23bp만큼 더 떨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FT는 시장의 이같은 전망은 불과 몇주 전까지 올해 말까지는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던 예상에서 크게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ECB는 지난 4월과 7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상했고, 지난달 4일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1.5%로 동결했다.
FT는 ECB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은 경기 신뢰 지표가 악화되고 유럽의 부채 위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지난달 유로존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도 인플레이션 위험을 재평가하면서 금리 인상 중단 방침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모건스탠리와 캐피털이코노믹스도 내년 중반까지 ECB의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전망을 바꿨다.
로렌스 머킨 모건스탠리 투자전략가는 "시장에서 ECB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졌다"면서 "시장은 ECB가 내년 여름까지 1%포인트의 금리 인하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니퍼 맥권 캐피털이코노믹스 유럽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유로존 기업 신뢰 저하와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ECB가 향후 6개월간 두 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코메르츠방크를 비롯한 몇몇 은행들은 여전히 ECB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메르츠방크는 지난주 분석보고서에서 "ECB의 성장률 및 인플레이션 전망이 급격히 하향 조정될 것 같지 않다"면서 "ECB가 최근 유로존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될 이유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FT는 같은날 통화정책회의를 여는 영란은행(BOE) 역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이며, 기준금리가 향후 2년간 0.5% 수준에서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시장에서는 올해 BOE의 기준금리 인상이 세 차례 단행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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