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감세 초점' 4500억弗 일자리창출안 공개

4500억달러 소요 전망..근소세 절반 경감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감세 등을 통해 향후 3년간 4500억 달러를 투입하는 새 경기부양안을 발표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의회 합동연설에서 감세와 지출을 두 축으로 하는 4470억 달러 규모의 '미국인 일자리 법안(American Jobs Act·AJA)'을 발표하고 의회에 조속한 승인을 촉구했다.

오바마는 "여기 모인 우리는 미국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도움을 줄 수 있고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며 "미국인들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지 위해 지금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공화당 의원들에게 "미국이 국가적 위기에 처해 있다"며 "정치적인 '서커스'를 그만 두고 이제 경제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우선 근로자와 기업들의 지불급여세 부담을 크게 줄이겠다고 밝혔다. 근로자 지불급여세 세율은 올해 말까지 6.2%에서 4.2%로 줄이도록 돼 있지만, 기간을 내년까지 1년 더 연장하고 세율도 절반인 3.1%로 낮추도록 했다. 이에 따른 감세 규모는 1750억 달러에 이른다.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중소기업이 부담하는 지불급여세도 650억 달러 가량 줄이기로 했다. 오바마는 사회보장기금을 지원받는 중소기업에 대한 세율도 6.2%의 절반인 3.1%로 낮출 계획이다. 오바마는 "새 법안이 근로자를 새로 고용하는 중소기업과 근로자들의 지불급여세 부담을 절반으로 줄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아울러 장기실업급여를 연장, 600만명의 실업자들에게 490억 달러의 혜택을 줘 구직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학교와 커뮤니티컬리지(전문대) 현대화, 도로·철도·항공 등 인프라 투자에 각각 300억 달러, 500억 달러 등 모두 1050억 달러를 쓸 예정이다. 미 행정부의 한 관리는 인프라 투자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대부분은 내년에 집중되고, 일부는 2013년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는 교사들과 응급대원 해고를 미루는 주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350억 달러로 추산되는 재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교사 일자리 28만개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오바마의 제안이 실행 가능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장은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지지를 얻는 게 관건이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는 부채협상 과정에서 이미 갈등이 극에 달한 데다 내년 대선까지 겹쳐 초당적 협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로이터는 내년 대선과 관련해 오바마를 경계하고 있는 공화당은 역풍을 우려하면서도 이번 법안에 반대할 게 뻔하다고 지적했다.

오바마가 이날 연설에서 "여기 있는 모든 제안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가 지지했던 것들"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로이터는 오바마가 이례적으로 양원 합동 연설을 택한 것도 공화당의 협력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