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육군 17사단(사단장 김용현 소장) 군악대장 백영기 대위가 그 주인공이다.
백영기 대위는 지난 2008년 음악봉사를 시작한 이후 이제는 사랑하는 신부와 함께 나눔의 행복을 함께 즐기고 있다.
백 대위는 오히려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는 못하지만, 넉넉하고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학창시절 한 번도 수학여행을 가지 못했고, 꽃다발을 빌려서 졸업식 사진을 찍어야 할 만큼 가난했던 자신의 유년시절때문이라고.
다행히 그의 음악적 재능을 알아본 지인의 도움으로 음대 진학 후 유학준비를 하던 2003년 29세라는 늦은 나이에 특수사관 시험에 합격해 소위로 임관했다.
그러나 임관 후 임무수행에 바쁜 나날을 보내던 백영기 대위에게 뜻밖의 시련이 찾아 왔다. 2006년 불의의 낙상사고로 목뼈가 골절돼 중환자실에 80일 이상 입원하게 된 것이다.
고통스런 재활과 치료로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다. 32세의 나이에 찾아온 위기였다.
하지만 백 대위는 임관 후 주위를 둘러보지 못한 지난날을 후회하며, 완쾌된다면 지금껏 받아온 사랑을 반드시 사회에 환원할 것을 다짐했다.
부대로 복귀한 그는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수원지역 사회복지원 아이들에게 선물하기로 결심했다.
악기 구입을 위해 조금씩 돈을 모으기 시작 했고, 지금까지 동광원에 기부한 악기는 트럼펫 2대, 트럼본 2대, 유포늄 1대, 플룻 2대, 색소폰 1대 등이 있다.
경제적인 부담뿐만 아니라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악기를 가르치고 악기 및 음악과 관련된 용품을 기부하고 아이들과 음악회나 영화를 보면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좀처럼 아이들의 마음은 열리지 않았다.
아이들에게는 주말 휴식시간을 빼앗는 귀찮은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그만두고 싶었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 같아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이에 백영기 대위는 자신이 아이들에게 악기를 즐기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강요하지 않았나 생각했고, 악기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주려고 노력했고, 나눌 수 있다는 자체에 행복을 느끼며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갔다.
그렇게 시간과 정성이 더해지자 아이들도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사춘기에 방황하던 아이, 지적장애를 가진 아이 등 다양한 아이들이 음악에 매력을 느끼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어느덧 선생님이었던 호칭도 악기삼촌으로 바뀌어 있었다고 백 대위는 회상했다.
2009년 지인의 소개로 만나 올 8월 21일 가정을 꾸리게 된 백대위의 새내기 신부 역시 백대위의 남다른 봉사 활동과 열정 때문인지 데이트다운 데이트는 즐기지 못했지만 욕심 없는 모습에 강한 믿음이 생겼고 오히려 지금은 경제적 지원까지 아끼지 않는 최고의 후원자가 됐다고 한다.
또한 아이들의 전문적인 음악교육을 위해 전문 연주자들에게 무료 레슨을 받을 수 있도록 소개를 하는 등 사랑의 연결고리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백 대위는 “음악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영혼을 어루만져 다시 희망과 목표를 향해 노력하게 만드는 물리적 현상을 자아내는 어마어마한 힘이 있다.”며, “베네수엘라의 엘시스테마처럼 사회적 문화 소외 계층에 대한 음악교육 사업이 활성화돼 많은 사람들이 음악의 힘을 느꼈으면 좋겠다.” 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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