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MBC 생중계로 진행된 민주당 서울시장 보선 후보 첫 TV토론에서 천정배·박영선·추미애·신계륜(기호순) 등 4명의 후보는 여론조사상 박 변호사의 우위가 지속될지 의문을 표시하고, 본선 경쟁력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천 후보는 “박 변호사가 기호 8번으로 나갈 때 민주당 지지자들이 지지할지 의문이다. 민주당 후보를 외부에 넘기면 패망의 길"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도 "민주당은 4명의 후보에게 시선이 나눠져 있다"며 "실질적 여론조사의 출발은 민주당 후보가 선정된 이후로, (그 이후) 다시 여론조사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추 후보는 "(박 변호사가) 외부에서 일시적으로 정당에 때리는 매로 반사이익을 가져갈 수는 있지만 계속 갈 순 없다. 우리 후보들이 뜰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신 후보는 "안철수 바람으로 일어난 박 변호사 지지가 민주당 지지층과 동일하진 않다. 양 지지층의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 변호사의 단일후보로 선출 이후 민주당 입당 문제에 대해선 박·추 후보는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천 후보는 부정론을 펼쳤다. 신 후보는 "속단하지 말아야 한다"고 중립을 지켰다.
민주당 후보들은 서울시장 보선의 자력 승리를 확신하지 못해 야권 단일화를 해야 하는 현재의 당의 상황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천 후보는 "민주당이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안풍(安風)이 불고 참혹한 지경에 빠졌다"며 당 주류인 손학규 대표를 겨냥했고, 추 후보는 "당이 변화를 놓치고 당내 상황에 매몰됐다"고 비판했다. 신 후보 역시 "안풍에서 보듯 당이 10~30대의 요구를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지도부 중 내년 대선을 겨냥해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가운데 흐트러진 모습이 보였다"고 비주류의 자성을 촉구했다.
천 후보와 박 후보는 서울시립대 등록금 인하 공약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박 후보가 "제가 반값등록금을 공약했더니 천 후보가 무료로 하겠다고 했다"고 하자 천 후보는 "박 의원이 말하기 전부터 준비한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어 천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2007년 FTA 조기비준을 촉구하다 지금은 입장이 비준 반대로 바뀌었다는 취지로 지적하며 "FTA가 주권침해 조항이 많다는 것을 알면서 찬성했다면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이 덜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으로 이익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라고 해명한 뒤 "천 후보는 관료를 했던 분이어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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