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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신용등급 문제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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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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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장기영 기자) 미국과 유럽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일제히 강등되면서 국내 은행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현재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위기가 장기화할 경우 유럽계 자금 이탈과 외화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국내 은행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외화유동성 충분… 영향 제한적

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21일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시티그룹, 웰스파고 등 3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날 스탠더드앤푸어스(S&P)도 메디오방카와 인테사상파올로 등 이탈리아 7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낮췄다.

미국과 유럽 각국의 경제위기로 이들 국가의 국채를 대량 보유하고 있는 은행들의 수익기반 및 재무건전성 악화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는 유럽계 자금 의존도가 높은 국내 은행의 외환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금융당국은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다.

8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단기차입 차환율은 157.4%, 중장기차입 차환율은 181.1%로 외화자금 조달에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외화유동성 비율(외화유동성 부채를 외화유동성 자산으로 나눈 비율)도 100.1%로 당국의 기준치(85%)를 상회하고 있다.

9월 들어서도 이같은 외화차입 여건은 대체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주장이다.

이윤수 금융위원회 금융시장분석과장은 “국내 은행의 외환건전성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비슷한 위기가 도래해도 3개월 정도 버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글로벌 은행들이 위기 도래시 한 달도 버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은행의 외환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최근 환율과 신용부도스왑(CDS) 금리가 많이 올랐지만 전반적인 외화차입 여건은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은행들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커미티드라인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조달 창구도 다변화돼 있어 위기가 급작스럽게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기 장기화하면 장담 못해”

국내 은행의 신용등급 강등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데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강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외화차입 여건은 2008년보다 개선됐다”며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기 때문에 국내 은행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단기차입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위기가 지속돼 조달금리가 더욱 상승할 경우 빌린 돈을 상환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유럽 은행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다른 나라에 빌려준 돈을 회수하면서 국내의 유럽계 자금도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달러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조달금리가 오르게 되면 향후 만기 도래한 외화자금을 상환할 때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위축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물가가 오르고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경기가 둔화돼 대출 증가세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출 부실화가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

김 수석연구원은 “주가 하락과 원화 평가절하 등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취약점이 드러날 수 있다”며 “저축은행 사태 등 국내 시장만 안고 있는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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