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수가 적은 국책은행들이 인터넷 뱅킹이 활성화되는 트렌드를 활용해 무인 점포나 찾아가는 서비스, 길거리 점포 는 신개념의 지점 확대 전략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KDB다이렉트 뱅킹’을 도입, 예금주를 찾아가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산은이 도입한 'KDB다이렉트 뱅킹'은 점포가 없다. 고객이 인터넷으로 계좌 개설을 신청하면 직원이 직접 방문해 실명을 확인하고 이후 개설은 온라인에서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동점포와 유사하다.
산은은 이와 함께 실제 지점 개설도 병행할 방침이다. 올해 목표는 77개로, 현재 60개의 점포를 세웠다.
산은 관계자는 “지점 수를 늘려가면서 다이렉트 뱅킹도 확대할 방침”이라며 “다이렉트 뱅킹은 지점 개설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고객 대면 채널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산은은 지주 계열사인 대우증권 안에 점포를 세우는 '점포 속 점포(BIB)'를 최근 설립했다. 아래층과 위층을 함께 사용하며 복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복합점포(BWB)' 등 새로운 형태의 지점 설립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최근 서울역에 공중전화부스를 리모델링해 자동입출금(ATM)기를 설치한 ‘길거리점포’ 1호점을 설치했다.
이를 시작으로 전국에 1000여개의 점포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올 하반기 9개의 일반 지점도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
지점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고객 접촉 통로가 늘어나 신규고객 유치와 수신고 확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08년말 글로벌 금융위기 탓에 은행 지점 수는 7500개에서 2009년 7379개로 줄었다가, 지난해 7465개로 다시 늘었다.
하지만 지점 개설에는 비용이 많이 들고 지역 선정도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이에 수신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산은과 기은 등은 비대면 채널 확대를 통해 일반 지점을 개설하지 않고도 지점 확대 효과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영업망이 탄탄한 시중은행은 일반 영업점 개설에 좀더 주력하는 모양새다.
하나은행은 올 하반기 10개의 지점을 신설할 예정이며 우리은행 또한 올해 30개의 지점 신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점 확대는 영업 활로를 개척하는 것이므로 은행으로서는 꾸준히 추진해야 하는 것”이라며 “기본 입출금 거래 외에도 환전, 펀드 가입 및 상담 등 고객들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일반 영업점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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