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와 애플은 개혁적신 신제품, 신기술로 시장을 공략해 각 가정을 파고 들었다. 집집 마다 iPod, iPhone, 최근에는 iPad까지 가세했다. 많은 부모들이 “애플과 잡스의 덩치는 점점 커지는 반면 가계는 이런 제품들을 자녀들에게 사주느라 허리가 휜다”는 푸념을 했다.
실제로 많은 청소년들, 대학생들은 애플 제품을 사용한다. 노트북 컴퓨터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제품 보다는 예전부터 애플의 맥킨토시를 애용했다. 한 예로 한 한국회사에서 미주 통신원을 모집해 여러 명을 뽑은 적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다 애플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었다. 윈도우에 맞추어진 이 회사의 시스템과 미주 통신원들의 애플 컴퓨터를 호환시키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잡스의 애플은 일반 가계와 어떤 애증관계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제품 보다는 비싸지만 자녀들은 갖기를 너무나 원하고. 그래서 어쩔수 없이 생일 선물 등으로 사주지만 그리고 나서는 주머니 사정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관계. 스티브 잡스는 그같은 일들을 했었기에 일반 소비자나 가계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그래서 다른 기업주의 사망 소식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나 보다.
잡스가 6개월 다니다 그만 두었다는 리드 대학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대학. 아이비리그 대학이 입에 붙어 다니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리드 대학은 거의 있느나 마나한 대학이나 마찬가지다. 어쨌든 잡스는 중퇴하고 자신의 길을 갔다. 이유는 “대학 교육이 자신의 흥미를 불사를만한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서 한 일들이 성공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잡스는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일들을 계속 했고 “결국 나중에는 이같은 경험들이 점을 잇듯이 자신의 제품과 기술에 녹아 났다”고 증언했다.
잡스는 수년전 스탠퍼드 대학교의 젊은 대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항상 배고픈 채로 있어라. 그리고 바보 처럼 살아라. 남이 떠드는 소음에 자신의 생각과 관심을 빼앗기기 말아라.”
잡스의 동갑나기 절친이자 경쟁자였던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가 그 유명한 하버드 대학을 중퇴했다는 사실은 더 잘 알려진 이야기. 빌 게이츠는 창업을 위해 대학을 그만 두었고 결국 큰 성공을 거두었다. 게이츠가 수년전 하버드 대학교에서 명예 졸업식을 받고 연사로 나섰다.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대학인 하버드에서 게이츠가 학생들에게 강조한 것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사회의 불공평이었다. 게이츠는 “난 하버드 중퇴를 후회하지 않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중퇴하기 전에 사회에 이처럼 많은 불공평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게이츠는 “하버드를 졸업하는 것만으로 많은 기득권을 가질 수 있는 사회에서 여러분들은 사회의 불공평 해결을 위해 또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 두사람이 젊은 학생들에게 강조한 말들은 어찌보면 서로 상관없는 다른 내용이라고 여겨지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기존 제도 교육에서 가르치지 않는 것들을 이들이 말했다는 것이다. 기존 제도 교육은 남 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서 좋은 회사, 좋은 직업을 갖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일반적임을 부정할 수 없다. 잡스와 게이츠가 대학을 중퇴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생각한다. 불타오르는 열정과 관심을 쏟아부을 교육을 기존 교육이 담당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IT업계의 대표주자인 안철수에 대한 붐과 이를 견제하는 비판론이 최근 동시에 나오고 있지만, 기존 시각으로 이같은 현상을 바라봐서는 안될 것이다. 안철수는 한국에서 최고의 제도 교육을 받은 사람이지만, 어찌보면 한국 제도 교육이 가르치지 않은 것을 몸소 깨닫고 실천해온 인물 중 하나라고 할 수도 있다. 그의 언행을 기존 다른 제도권 인사들과 같은 선상에서 보면 그래서 답이 안나올 수도 있다.
그가 나중에 대통령 선거에 나오든 안나오든 그것은 별로 중요치 않은 것 같다. 그가 평소에 강연에서, 삶 속에서, 또 자신이 쓴 책 속에서 강조한 것들을 그가 실천하는가 안하는가에 답이 있다. 잡스와 게이츠는 이를 실천한 사람들이다.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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