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에 앞서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증자를 완료했고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증권도 유상증자를 저울질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대투증권도 지주회사의 결정을 기다리면서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향한 꿈을 부풀리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금융당국이 헤지펀드 프라임브로커로서의 최소 자격 조건으로 제시한 자기자본 3조원을 충족하는 증권사는 없지만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등‘빅3’를 중심으로 '3조원 맞추기' 작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월 말까지의 자기자본 규모를 보면 삼성증권이 2조7861억원으로 가장 앞선 가운데 우리투자증권 2조6991억원, 대우증권 2조6930억원, 현대증권 2조5683억원, 한국투자증권 2조2697억원 등이 헤지펀드 프라임브로커로 성장할 수 여건을 갖추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달 30일 보통주 1366만주를 새로 발행, 1조1242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밝혀 대형IB로서 커갈 수 있는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달 들어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각각 6000억원,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해 자기자본 기준 맞추기에 뛰어 들었다.
특히 후발주자인 삼성증권은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익축적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하겠다는 당초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은 발 빠르게 움직인 만큼 증자대금 활용도 가장 앞선다. 대우증권은 지난 7일 100% 자회사인 홍콩 현지법인 '대우 시큐리티(Daewoo Securities)'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이 회사 주식 1억주를 1191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우증권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증자대금중 2410억원을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 사용하기로 했는데, 벌써 그 절반을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미 자기자본 2조원을 충족하고 있는 현대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을 다음 타자로 주목하고 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현대증권 역시 유상증자에 착수할 것"이라며 "현재로선 확정된 것은 없지만 시기나 방법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아직 프라임브로커 사업 참여여부를 확정짓지 못했으나 내부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투자는 금융지주 계열사인 만큼 신한금융지주의 결정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다만 하나금융지주의 계열사인 하나대투증권은 맘은 꿀떡 같지만 지주사가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증자를 검토할 여력이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판단이다.
이와는 달리 미래에셋증권과 동양종금증권 등 중견 및 중소증권사들은 헤지펀드 프라임브로커의 최소 자격조건인 자기자본 3조원을 맞추기 어렵고 이에 따른 수익 확보도 불투명하다며 사실상 대형 IB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증권사들이 자격조건 3조원을 맞추기 위해선 현재 자기자본의 2배 이상의 증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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