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호·의료기술직 비율 높아…전북대 최고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공공의료의 최전방인 10개 국립대병원이 비정규직 양산소로 전락했다.
11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3년간 국립대학병원 비정규직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병원 전체 비정규직수는 2649명으로 전체 직원 2만335명의 1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국내 10대기업의 비정규직 직원 평균 비율인 10.3% 보다 높은 수치다.
전북대병원의 경우 비정규직이 395명으로 전체 직원의 약 20%를 차지했다.
2009년도 비정규직 직원이 24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50명이 증가한 것이다.
강원대병원 17.6%, 충남대병원 17.3%, 부산대병원 12.3%, 서울대병원 11.6%로 뒤를 이었다.
반면 충북대병원은 전체직원의 5%인 57명이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어 국립대병원 중 비정규직 비중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직원의 직종별 현황을 살펴보면 간호직·의료기술직의 비정규직 비율이 두드러졌다.
전북대병원은 간호사의 약 25%인 196명이 비정규직이며, 충남대병원의 경우 의료기술직의 30%인 79명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간호사와 의료기술직(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치위생사, 치기공사, 안경사, 영양사, 임상심리사, 응급구조사 등)은 직간접적으로 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 병원의 의료서비스 질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10개 국립대병원은 하나같이 간호직과 의료기술직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서울대병원·경북대병원·충남대병원·충북대병원 등 8개 국립대병원의 경우 의사직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서울대병원은 의사의 9.0%인 118명이 비정규직으로 10개 국립대병원 중 가장 높았다.
환자의 생명을 돌보는 의사들의 진료의 연속성과 책임감을 위해서라도 정규직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과위 위원장인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국립대병원이 인건비 절감 등을 통한 이익 창출을 목적으로 비정규직 고용을 확대하는 실태는 양질의 공공의료 서비스 제공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회피하고 사기업과 같이 공공성을 배제한 채 운영 효율성만 쫓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국립대병원 설치법 제1조에 따르면 국립대병원의 설치 목적은 ‘의학 등에 관한 교육·연구와 진료를 통해 의학 발전을 도모하고 국민보건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그는 또 “국립대병원이 국민의 생명을 담보하고 있는 만큼 진료의 연속성과 책임성을 강화해 국민모두에게 양질의 공공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비정규직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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