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경전철 사업 파행 금융권에도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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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0-1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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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산가치 하락·연체이자 급증에 손실 눈덩이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용인경전철 사업이 파행을 겪으면서 지분투자와 대출 등의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했던 금융회사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출이자 연체로 충당금 적립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원금 손실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용인시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경전철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하면서 사업에 참여했던 금융회사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용인경전철은 지난해 6월 준공됐으나 용인시와 시행사인 (주)용인경전철이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 부담 책임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개통이 지연되고 있다.

(주)용인경전철은 국제상공회의소 산하 국제중재법원에 공사비와 손실금 반환 소송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지난 4일 5159억원을 우선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용인시는 1차 지급일(4530억원)인 이날까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시행사 측에 경전철 사업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전면 재협상하자고 요청했다.

사업이 답보를 거듭하면서 금융회사들의 손실 규모도 커지고 있다.

교보생명과 대한생명은 시행사에 대한 지분투자와 시공비 대출 등으로 각각 1000억원과 85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교보생명의 지분율은 15%, 대한생명은 10%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기업은행, 농협 등도 대주단의 일원으로 시공비 지원을 위한 신디케이트론에 투자했다.

이들 금융회사는 지분 자산가치가 하락하고 대출이자가 연체되면서 해당 금액의 일부를 대손충당금으로 쌓고 있다.

현재 누적된 연체이자만 수백억원에 매일 6000만원 이상의 이자가 추가되고 있다.

대주단에 참여한 한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운영 수익이 발생해야 하는데 사업이 파행을 겪으면서 연체이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재무건전성이나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제중재법원의 지급 판결이 난 만큼 강제집행 등을 통해 투자액과 손실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상대가 지방자치단체이기 때문에 쉽게 행동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유재산 및 금고를 압류하는 등 강제집행을 하게 되면 용인시가 파산할 수도 있다”며 “국민 혈세도 많이 투자돼 있는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연체이자 중 일부를 탕감해주는 등의 타협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이자수익 감소와 대출금 회수 지연 등의 손해를 입게 된다.

한편 이번 사태로 국제적 망신을 사게 됐다는 지적도 있다.

시행사가 국내 법원이 아닌 국제중재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은 지분투자에 참여한 캐나다 봄바디사의 입장을 반영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권 인사는 “용인시와 시행사, 금융회사가 얽혀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개발 사업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며 “국제중재법원이 개입하면서 이 같은 폐해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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