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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소설 ‘선’ 16년 만에 재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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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0-1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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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출가해 일초(一超)라는 법명으로 수도생활을 한 바 있는 고은 시인(78)의 불교 구도소설 '선(禪)'이 16년만에 재발간됐다.

1995년 창비를 통해 2권으로 나왔던 책이 이번에는 김영사에서 한 권으로 합본해 출간했다.

이 책은 불교 선종의 초조(初祖) 달마부터 6조 혜능까지 법통이 계승되는 과정이 유려한 호흡으로 그려진다. 특히 중국 선종 6대조 선사들의 치열한 수행과 삶을 생생하게 포착해 깊은 울림을 전한다.

소설은 반야다라를 스승으로 삼고 수행하던 남인도 출신 달마가 중국으로 향하는 여정에 오르면서 시작된다. 달마는 참선을 지향하며 선종을 창시하지만 그를 시기하는 무리에게 독살당하고 만다.

그는 이 책을 쓸 때 방대한 자료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모은 선어록, 게송, 선문답 등을 소설적 상상력으로 실감 나게 풀어냈다.

고은 시인은 2조 혜가, 3조 승찬 등으로 차례로 넘어가면서 불법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또 이런 일화를 통해 점수와 돈오의 차이와 함께 북종선과 남종선의 특색도 소개한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 “1950년대 후반 어느 날 오대산 월정사 경력의 조지훈 사백과 몇 번의 회포 있게 될 때 그이가 중국 선을, 내가 고려 선을 더듬어내자 한 적이 있다. 그런 다음 생사가 달라졌다”며 “남아 있는 나 또한 여기저기 기웃대느라 그럴 겨를이 통 없었다. 마침 운허화상이 간절히 권한 화엄경 입법계품의 서사시를 소설 노릇으로 마치고 나서 아예 중국 선 백년에 발 디디고 말았다”고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김영사는 이 책을 시작으로 ‘고은 전집’(전 38권)에 실린 글을 골라 총 4권의 선집을 발간할 계획이다. 발간될 선집은 선(禪) 시선집, 소설 화엄경, 기행문 ‘나의 산하 나의 방랑’이다. 704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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