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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 디 폴로(사진=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
(아주경제 박현주기자) “우리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지난 36년 동안 투쟁해야만 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음악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을 심는 희망과 믿음을 잃지 말아야한다."
엘 시스테마를 통해 설립된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에 맞춰 최근 방한한 프랑크 디 폴로(Frank Di Polo) 엘 시스테마 공동 창립자는 25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의 음악교육에 대해 "우리가 처음 시작했을때보다 훨씬 더 체계적이며 목표의식이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라마다 처한 상황과 여건이 달라 구체적인 조언은 할 수 없지만,“아이들에게 음악에 대한 열정을 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엘 시스테마를 시행할 때 어려움이 생길 수 있지만, 열정과 희망이 있다면 어떠한 역경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호세 아브레우와 프랑크 디 폴로 등이 창립한 엘 시스테마는 그동안 150만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거쳐 갔다. 또한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중남미 각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오스트리아 등 20여 개국으로 확산됐다.
프랑크 디 폴로는 "엘시스테마는 훌륭한 음악인을 양성하는 학교가 아니다"며 음악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인성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보다 더 나은 시민으로 인도할수 있게 사회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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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궁화홀에서 열린 엘 시스테마 관계자들이 참석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
엘 시스테마는 1975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빈민가 차고에서 11명의 아이를 대상으로 시작된 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 교육 프로그램이다. 영어로 system을 의미하는 베네수엘라어 엘 시스테마(El Sistema)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 단체의 가장 주요한 성과는 30만명의 베네수엘라 어린이들을 음악학교에 다니게함으로써 이들중 90%이상이 겪고 있는 사회경제적 어려움으로부터 구출하여 삶에 희망을 심어 준 것이다. 125개의 베네수엘라 유스 오케스트라와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월 대통령직속 기관으로 승격된 엘시스테마는 정부기금과 각종 20~25곳 기업단체의 기부로 운영된다.
"국내외 대기업과 중소기업 약 25개가 엘 시스테마를 후원해주고 있습니다. 본인들이 썼던 악기나 복사기 등을 기증해주는 개인 후원도 많지요. 엘 시스테마는 단순히 음악 교육이 아닌 사회 운동입니다.“
프랑크 디 플로는 "1만5천명의 음악선생을 고용하고 있는 엘시스테마는 정부로부터 매년 2900만달러를 지원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평균 소득이 3500만달러인 정부에게서 매년 이런 거금을 후원받고 있는 것은 기적같은 일이지만 엘 시스테마의 프로그램이 본질적으로 사회공헌 프로그램과 베네수엘라 국가의 목표인 인재개발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작년부터 전국의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오케스트라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진흥원은 또 이날 엘 시스테마와 인적 교류 및 교재 제공 등을 위한 양해각서를 올해 안으로 체결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문화부와 진흥원이 추진하는 오케스트라 교육과 교사 양성 사업에 엘 시스테마 코리아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로 했다.
25일 엘 시스테마의 뿌리격인 '카라카스 심포니 유스오케스트라'가 아시아지역으로는 첫 내한해 예술의전당에서 감동의 공연을 시작으로 26일 이화여대에서 카라카스 유스오케스트라 콘서트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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