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건설부동산부 기자 |
박 시장의 당선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먼저 SNS나 인터넷을 통해 크게 바뀐 시민의식이 선거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묘비명으로도 유명한 아일랜드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민주주의는 사람들이 자신의 값어치만큼 지배됨을 보증하는 체제”라고 했다. 곧 유권자 수준이 바로 민주주의 수준이라는 뜻이다.
굳이 민주주의와 시민들의 값어치를 논하지 않더라도 오세훈 전 시장의 전시행정에 신물을 느낀 결과로도 볼 수 있다. 이에 더해 시민진영의 지지, 범야권 단일후보라는 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후광까지 겹쳤다. 어차피 '될 법한' 승부였다.
박 시장이 수장이 된 서울시 시정은 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오 전 시장의 시정의 주된 걸림돌이 시의회와의 잦은 마찰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가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했으며 아름다운 가게를 통해 나눔운동을 확산시켰고, 또 살아있는 아이디어로 현실적 대안을 만드는 싱크탱크 ‘희망제작소’를 설립했던 ‘아이디어맨’인만큼 시정에도 다양하고 현실감 있는 박 시장만의 아이디어가 적용되길 기대해 본다.
무엇보다도 비난 일색이던 한강르네상스사업 등 전시행정이 크게 줄어들고 좀더 서민위주로 시민의 삶을 개선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박 시장에게 지워진 짐은 무겁다. 1만명이 넘는 시 공무원, 20조원의 시예산을 다뤄야 하는 자리인데다 현재 시민들의 기대가 어느때보다 크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장년층을 제외한 20~40대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지만, 박 시장이 종전과는 다른 상식적이고, 시민 중심의 시행정을 펼쳐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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