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장관은 워싱턴 D.C. 미 외교협회(CFR)에서 열린 한반도 전문가 간담회에서 “북한은 비핵화에 진정성을 보이고 군사적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 그것이 건강한 남북관계로 가는 출발점”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대북정책의 원칙을 견지해 나가면서 비정치적 영역에서의 유연성을 모색하고 있다. 그간 조성된 남북 간 긴장을 낮추고 현안 해결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또 “이를 위해 북한과의 안정적인 대화채널을 확보하고자 노력 중”이라면서 “과거 햇볕정책과는 다르다. 저는 북한의 태도와 성과를 봐가면서 현안부터 해결하고 나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류 장관은 “저의 제1 카운터파트는 북한 당국”이라면서 “동시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세계 모든 국가의 정부와 민간단체는 저의 카운터파트”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관계가 어려울수록 최소한의 대화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하며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노력을 진행하려고 하고, 그런 분위기 조성작업의 일환으로 취임 후 이른바 유연화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관계에 대해 류 장관은 “잘 작동하는 한미동맹에 새로 더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는 한미관계의 본질적 격상을 가져올 것"이라며 "안보와 경제를 두 축으로 한미동맹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미관계는 북한 문제를 풀어가는 핵심 열쇠”라면서 “한미관계, 남북관계, 미북관계가 선순환적으로 작동할 때 북한 문제는 한걸음 진전했으며, 그 반대의 경우 북한 문제는 두세 걸음 후퇴했다”고 분석했다.
또 “젊은 시절 독일에서 공부했고 독일 통일과 서독ㆍ미국 관계의 연관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한국 통일부장관의 방미는 그 자체로서 북한과 인접국들에 주는 메시지가 있다”고 방미 의미에 대해 밝혔다.
류 장관은 “세계 질서가 급변하고 있고 한반도 역시 변화의 한 복판에 놓여 있다”면서 “우리는 변화에 대응하는 미국의 역량을 믿고, 앞으로도 미국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나아가 통일을 위해 협력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그는 “그동안 굳건한 한미동맹이 한국의 방위와 민주주의, 경제건설에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면서 “앞으로 한미동맹이 한반도 통일에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류 장관은 한반도 통일에 대해 “기본적으로 남북이 추진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주요한 환경을 구성하는 것은 한반도 주변 4국이고, 특히 미국과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일정책의 대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통일부장관으로서 현장에서 이런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번에 미국을 방문한 것도 그런 취지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스콧 스나이더 CFR 연구원, 잭 프리처드 한국경제연구소(KEI) 소장, 프랭크 자누지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담당 정책국장 등 한반도 전문가 10여명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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