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위안부 문제 중재 예산편성 요구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일본군 위안부 청구권 문제와 관련, 국회가 내년 예산에 중재절차 진행에 필요한 비용을 반영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고령임을 감안해 양자협의에 진전이 없으면 내년부터는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른 중재위 구성 절차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7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는 2012년도 외교부 예산안 예비심사 검토보고서에서 ‘한일청구권 위헌 판결 후속조치 예산’을 현재 2억3600만원에서 5억8800만원으로 3억5200만원 증액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일청구권 위헌판결 후속조치 예산'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외교적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외교부가 내년 예산에 신규로 편성한 항목으로 외교부는 자문위원 운영비, 연구용역비 등의 예산을 요구했다.

외통위는 "올해 일본 정부와 협의가 안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중재절차에 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외교부 요구 예산에 더해 △중재판정단 구성비용(9000만원) △변호인단 구성비용(2억원) △출장경비 등을 추가 편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르면 양국간 분쟁이 외교경로로 해결되지 않으면 중재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에 대비해 중재위원 비용(총 3명 중 1.5명 부담)과 상설중재재판소가 소재한 네덜란드를 기준으로 하는 출장경비 등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다.

헌법 57조에 따르면 국회에서 예산을 증액하려면 정부의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

지난 9월15일 일본에 양자협의를 공식 제안한 외교부는 양자협의를 재차 촉구할지, 중재위 구성을 제안할지 등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협의 제안에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일본 측이 아직 외교문서로는 답변을 보내지 않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재위 구성을 제안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양자협의 제안에 대한 일본의 공식답변을 언제까지 기다릴지 상식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국회를 통해 내년 예산에 관련 비용을 반영하고 조만간 일본에 중재위 구성을 제안할 것이라는 전망이 외교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