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ㆍ하이브리드 판매 동반하락=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달 각각 5만8000여대와 4만1000여대를 판매하며 전년동기대비 6.0%, 4.3% 하락했다. 내수 점유율도 77.6%로 하락 추세다.
더욱이 내년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 국내 경쟁사와 수입차의 역공이 거센 반면, 현대ㆍ기아차는 이렇다 할 반격 카드, 즉 주력 신차가 없어 점유율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거기에 전체 내수시장도 1.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단 관련기사 참조>
가령 한국지엠이 이달 내수 최대 시장인 중형차 부문에서 쉐보레 말리부 신차를 내놓은 데 반해, 현대ㆍ기아차가 최근 내놨거나 내년 초까지 출시할 신차 i40나 i30, 프라이드 후속, 경차 큐(프로젝트명), 오피러스 후속 등은 모두 시장 자체가 크지 않은 비주력 모델이다.
특히 올 6월부터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와 함께 판매를 시작한 쏘나타ㆍK5 하이브리드 역시 판매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7월 2200여 대가 판매된 이후 매달 판매가 줄어 지난달에는 절반에 가까운 1100여 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경우 미국 판매도 지난 7월 1900여 대에서 지난달 760대로 절반 이상 줄었다.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은 이에 대해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실연비는 ℓ당 12.5㎞로 공인연비(ℓ당 21.0㎞)와의 차이가 큰 데 대해 기대치가 높았던 소비자들이 실망하고 있다”고 했다.
◇3년 만의 강성 노조와 갈등 불가피= 3년 만에 들어선 강성 노조도 현대차에게는 부담이다. 회사는 지난 3년 동안 무파업으로 2조원 이상의 파업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달 초 선출된 문용문 신임 노조위원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 폐지, 해외공장 실태조사 및 규제강화 등 사측이 수용키 어려운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 공약은 사측이 어느 것 하나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측에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선 법적 결과를 기다린다는 입장이고, 타임오프는 이미 올 임단협에서 타결된 사항이라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해외공장도 확대 추세인 만큼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 밖에 노사가 큰 틀에서 합의한 주간 2교대제 도입 역시 실행 방안에서는 큰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현 노조 집행부는 현 주야 3교대에서 줄어드는 물량을 추가 인원 확충 및 공장 증설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실제 시행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어느 한 쪽이 크게 양보하지 않는 한 갈등이 불가피 하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이같은 현대·기아차의 악재에 대해 “그렇다고 해도 현대ㆍ기아차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다. 내년에는 700만대 이상의 글로벌 판매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이를 위해서는 노사 안정과 수입차 공세를 막을 수 있는 브랜드 고급화 등 과제가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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