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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어디 빈 자리 없소?”
주말 부킹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매년 이맘때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올해는 그 정도가 유별나다. 낮시간대를 잡기 어렵다 보니 입동(立冬)이 지났는데도 새벽이나 밤에 ‘나이트 라운드’를 하기도 한다.
A씨는 토요일인 12일 부킹을 서울근교 퍼블릭골프장에 3주전 신청했다. 그러나 예약담당자로부터 “그날따라 단체행사가 예정돼 있어 새벽에도 한 팀 자리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한걸음 나아가 “우리 골프장 말고 인근의 다른 골프장에 알아봐 드릴까요?”라는 담당자의 말에 할 말을 잊었다고 한다. A씨는 이곳저곳을 알아보다가 조명시설이 있는 골프장의 아침 6시23분에 부킹을 할 수 있었다. A씨는 다행인 편이다. 그 골프장의 1부 시간대는 오전 4시30분∼6시30분이다. A씨는 그나마 한 두 홀만 라이트의 도움을 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골프장들이 모처럼 웃고 있다. 연초에는 폭설과 한파로, 4∼7월에는 야간조명 금지조치로, 여름에는 잦은 비로 울상이던 골프장들은 요즘엔 풀가동하고 있다. 시즌 오프가 가까워지면서 라운드 수요가 많아진데다 11월 초순답지 않은 푸근한 날씨로 골퍼들이 몰려드는 까닭이다. 일조시간이 짧아 받을 수 있는 팀이 제한된 것도 한 요인이다.
조명시설이 없는 서울근교 18홀 골프장의 경우 한 여름에는 90팀 가량 소화하나, 요즘엔 60팀 정도를 받는다.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골퍼들을 받을 수 있는 한도까지 다 받아도 240명밖에 안된다. 그러다 보니 주말에는 회원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기 힘든 상황이다.
비회원들은 평일에 휴가를 내 라운드를 하기도 하나 이마저 여의치 않다. 서울근교 골프장들은 새벽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평일에도 빈 자리를 찾기 힘들다.B씨는 “강원도 원주에 있는 골프장에 평일 부킹을 신청했더니 아침 시간대와 1시30분 이후 시간대밖에 없다고 하더라”며 부킹난을 전했다.
골프예약전문 엑스골프의 조성준 대표는 “서울에서 가까운 골프장들은 평일에도 좋은 시간대 부킹을 구하기 쉽지 않다”며 “회원권이 없는 골퍼들을 교통체증을 감수하고라도 일요일 오후 시간대를 노려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2주후인 이달말께 가야 사정이 좀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남서울CC 관계자도 “11월 중순으로 접어드는데도 평일이고 주말이고 빈 자리가 없다. 올 연간 내장객은 지난해보다 조금 늘어날 것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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