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9일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여권의 쇄신방안에 대해 협의를 하겠다는 방안과 의원총회 논의가 당내 혼란의 해결책이 될지 주목된다.
이날도‘물갈이 논쟁’을 불러일으킨 여의도 연구소의 문건으로 다시 한 번 갈등이 표출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인 유승민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연구소는 공천하는 곳도 아니고, 공천기준을 만드는 곳도 아니다”며 “연령과 지역과 선수, 이런 게 공천기준이 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왜 여의도연구소에서 이런 이상한 보고서가 나와서 이렇게 됐는지 조사해 문책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전날 박근혜 전 대표가 “순서가 잘못됐다. 지금은 맞지 않는 이야기”라며 ‘물갈이론’에 대한 분명한 선을 그은 것을 거듭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에 전달한 쇄신서한에 동참했던 남경필 최고위원도 공천개혁에 대해서는‘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남 최고위원은 “지금은 서울시장 선거 패배 이후에 우리 지도부와 우리 여권 전체의 반성, 무엇이 잘못됐는지에 대한 진단과 거기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며 “특히 나이만으로 공천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당 쇄신안을 둘러싸고 논쟁의 핵심에 섰던 쇄신파 의원들과 향후 추이가 주목됐던 박 전 대표가 공천논란보다는 정책 개혁으로 방향을 맞추면서 당 쇄신 논란의 키는 홍 대표가 쥐게 됐다.
청와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던 쇄신파 의원들은 이날 오찬회동을 갖고 홍 대표가 이 대통령과 협의를 통해 확실한 성과를 가져와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오찬 회동과 관련 정태근 의원은 “(청와대에 대한)인사문제를 계속해서 지적했음에도 회전문 인사가 지속됐고,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하자는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키지 못한 점 등은 집권 여당으로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홍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가 대통령과 협의를 통해 실질적 성과를 가져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여권의 쇄신 방안 등의 논의를 위해 소집된 의원총회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10·26 재보선 결과에 대해 “사실상 이긴 것도 진 것도 아니다”고 언급한 사실과 막말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대 계집애들 싫어한다”는 등의 발언에 대해 거듭 유감과 사과의 뜻을 밝히며 당내 갈등 수습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 25명의 ‘쇄신 서한’에 대해 “나는 공개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것이 그들에 대한 내 대답”이라고 밝혔다고 미 공영라디오 방송 NPR의 루이자 림(Louisa Lim) 기자가 이날 전했다.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이와 관련, “대통령은 현재 ‘말보다는 많은 생각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래서 침묵 속에서 많은 고심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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