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악천후로 골프대회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가장 애를 태우는 쪽은? 출전선수나 갤러리들도 그렇지만, 타이틀 스폰서일 것이다. 들인 돈만큼 효과를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억세게 불운한 스폰서가 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다국적 금융기업 바클레이스가 그 장본인이다.
바클레이스는 올해 3개 남자프로골프대회를 스폰서했다. 그런데 세 대회 모두 악천후로 일정이 단축돼 54홀 경기로 치러졌다.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하나, 지독한 불운이 아닐 수 없다.
7월 유러피언투어 ‘더 바클레이스 스코티시오픈’(총상금 333만1167유로) 때는 몬순이 닥쳐 당초 72홀에서 54홀 경기로 단축됐다.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가 4타차로 우승했다. 바클레이스는 그러나 투자대비 효과가 미흡했던지 “대회를 올해까지만 하고 내년 이후 스폰서십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8월 미국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1차전인 ‘더 바클레이스’(총상금 800만달러)도 대회 전 닥친 지진과 허리케인 이레네의 영향으로 차질을 빚었다. 대회는 하루 단축돼 3라운드로 치러졌고, 그것도 토요일에 끝났다. 챔피언은 더스틴 존슨.
그리고 지난주 싱가포르의 센토사GC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더 바클레이스 싱가포르오픈’(총상금 600만달러)도 대회 내내 낙뢰를 동반한 폭풍우로 3라운드 54홀 경기로 치러졌다. 더욱 연장전은 폭우 때문에 일요일 열리지 못하고 월요일에 치러졌다. 곤살로 페르난데스 카스타뇨(스페인)가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주빅 파군산(필리핀)을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세 대회에 다 출전한 그레엄 맥도웰(북아일랜드)은 트위터를 통해 “스코틀랜드에서는 몬순, 뉴저지에서는 허리케인, 싱가포르에서는 폭풍우가 왔다. 바클레이스는 쉴 틈이 없다”고 전했다.
바클레이스가 세 대회에 댄 상금은 1860만달러(약 208억원)에 달한다. 바클레이스가 아쉬워 할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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