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전강후약 장세를 보인 끝에 1850선으로 주저앉았다. 장 초반 1910선을 넘어서면서 1%대 강세를 보인 지수는 오전장 후반 반락, 이후 낙폭을 키워가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밤 미국 뉴욕증시가 유럽 재정위기 우려와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은행에 대한 경고로 하락 마감한 점은 이날 투자심리에 부담이 될 것으로 풀이됐다.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유럽에 대한 불안이 주요 지수 발목을 잡았다. 남유럽에서 시작된 재정위기의 불똥이 동유럽으로 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유럽 재정위기 이슈가 시장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의 정치인들은 머뭇거리고 있고, 이탈리아의긴축을 이탈리아인들의 선의에만 맡기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중심부까지 퍼진 불길을 진화할 수 없고, 궁극적으로 ECB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투자전략은 긍정적이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유럽 악재에 내성을 키워가고 있는 상황에서 코스피 1800 초반부터 1900 중반까지의 박스권을 설정한 분할 매매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유럽 악재 지속에도 이에 둔감해진 국내 증시가 꾸준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곽 연구원은 "유럽 금융시장이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 반영되며, 악재로 해석될 수 있는 재료들에도 국내 증시가 내성을 키웠다"며 "개인투자자들이 지난달부터 3조40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해 조정시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포지수 하락 전망도 있다.
김대준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재발로 급등했지만 최근 고점과 저점이 단계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며 "이후 VIX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진폭은 서서히 축소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 연구원ㅇ느 VIX가 점차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 비춰 증시 전략은 단기 매매(트레이딩)보다 매수및 보유 전략이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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