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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자들 구국의 대열에 나서나...불안한 경기 전망 속 '부자 증세'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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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1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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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자들이 불안한 경기 전망 속에서도 '부자 증세'를 요구하고 나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의 재정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이 주창한 부자들에 대한 증세가 미국 정치권을 더욱 압박하는 모양세다.

미국 부자들 20여명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를 찾아“세금을 더 내겠으니 관련 세법을 개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건실한 국가재정를 원화는 애국적인 백만장자들 모임’소속 회원들은 이날 의회의 슈퍼위원회 소속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부자들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득했다.

슈퍼위원회는 지난 여름 가까스로 정부 부채 위기를 넘기면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공동 발족한 모임으로 오는 23일 밤 12시까지 최소 1조2000억달러의 정부 적자 감축안을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만일 위원회가 합의점을 시한까지 찾지 못하면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예산 삭감안이 내년 1월부터 자동으로 시작된다.

의회를 찾은 백만장자들은 연간 소득이 적어도 100만달러 이상이며 현재 자신들에게 적용되는 세율 35%를 개정해 39.6%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단체의 정식 등록 회원은 220여명이다. 이들은 회원 등 138명이 서명한 서한을 의회와 백악관에 전달하고 조속히 정부 재정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 위기를 극복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 백만장자들은 “이번 수퍼위원회의 합의안 등 앞으로의 재정 적자 감축안에는 반드시 부자에 대한 세금을 늘리는 방안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 시절 시작된 부유층 세금 감면 혜택을 폐지하고, 중산층 이하 시민들의 세금을 더 이상 늘려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웹사이트 등을 통해 그동안 “일명‘버핏세’를 찬성하며 미국은 우리에게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반드는 데 우리가 더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들의 방문은 그동안 증세에 강경하게 반대해 왔던 공화당을 압박하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은 최근 약 5000억 달러의 세수 증대안을 넣은 적자 감축안을 놓고 민주당과 협의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이들의 지지기반인 보수시민운동 티파티로부터는 절대 세금 증가는 안될 것이라는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의회를 방문한 백만장자 모임 회원들 중에는 구글의 마케팅 총책임자를 맡았던 더그 에드워즈와 전 고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프랭크 예르니건, AT&T 브로드밴드의 레오 힌더리 전 CEO, 인터넷 웹 애스크닷컴(Ask.com) 창업자 가렛 그루너 등이 있었다. 이날 참석은 하지 않았지만 뉴욕대의 누리엘 루비니 교수, 배우 에디 팔코 등도 부유층에 대한 증세를 주장해 왔다. 현재 미국에는 약 29만명이 연간 100만달러 이상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부자들의 단기 경기 전망이 6년래 최악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사 PNC 파이낸셜 서비스사는 16일 자체‘고객 자산가치 서베이’결과를 인용해 “부유층 응답자의 10%만이 단기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 2005년 처음 이 조사를 실시한 이래 최저”라고 발표했다. 부유층 응답자의 절반은 “미 금융시스템이 무너졌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부자들의 이같은 비관적인 경기 전망은 실제 자신들이 겪은 자산적 손실 가치를 크게 뛰어 넘는 것으로 눈길을 끌었다. 응답자의 20%만이 “지난 5년간 자신의 보유 자산이 줄었다”고 답했고, 반면 45%는 오히려 자산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미국)= 송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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