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 풀어헤친 홍준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최근 넥타이를 풀었다.
　
　홍 대표의 한 측근은 “자신의 상징이기도 한 붉은 넥타이를 풀고 향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처리될 때 까지 넥타이를 메지 않겠다는 FTA 처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 포럼에 참석한 홍 대표는 어윤대 KB금융지주와 나눈 대화에서 “지난해 예산안 처리 할 때 (상대가)넥타이를 붙잡고 목을 졸라 안되겠더라”며 농담조로 넥타이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한미 FTA 비준안의 강행처리 준비가 돼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17일 의원총회 모두발언을 통해 “그 동안 대한민국의 갈등만 증폭시켰다 더 이상 증폭시키다간 대한민국이 어려워 진다”며“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들의 폭력저지하겠다는 위협도 이제 돌파해야 한다”며 강력한 처리의사를 밝혔다.
　
　홍 대표는 “야당에서 실력저지를 통해 막겠다고 해도 이제 국회법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처리에 나서야 한다”며 민주당의 반대가 계속 될 경우 강행처리도 불사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그 동안 일선에 물러서 민주당의 반대에 대한 비판으로 ‘지원사격’을 하던 모습에서 이제 ‘일선’에 나서서 비준안 처리에 앞장서는 모습으로 돌아 선 것.
　
　홍 대표는 이날“한나라당 의원들은 오늘 저녁 약속 전부 파기하고 밤새도록 토론에 임해달라”며 “모두 모여 이 난국을 돌파해야 한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다만 홍 대표가 한미 FTA 비준안 처리의 선봉에 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 동안 ‘의회주의’를 앞세워 여야 협의 처리를 주장해 왔던 황우여 원내대표와 물리적 충돌 없는 FTA 처리와 국회 폭력 추방을 촉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같은 당 정태근 의원 등의 입장을 돌리는 것이 그것.
　
　그러나 당내 분위기가 “참을만큼 참았다”는 쪽으로 기울면서 협상파들의 입장변화의 가능성도 엿보인다.
　
　황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다. 오늘 의총에서 나오는 의견들을 받아 들여 향후 방향을 결정하겠다”며 강행처리에 동참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FTA 비준안 처리와 관련해 농담조로 언급했던 “FTA를 처리하면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의 아구창을 날리기로 했다”는 발언 등으로 최근 또 다시 구설수에 오른 ‘막말 논란’ 역시 홍 대표의 고민을 더하게 하고 있다.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 충돌의 선봉에 선 모습을 보일 경우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