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룹 지주사인 (주)두산의 물류사업 담당부서인 '두산글로넷'은 최근 화물 감독관 등 경력사원 채용에 나섰다. 지난 3월에는 물류 영업 및 사업화 연계기술 개발사업(R&BD) 분야에서 석사급 인재를 모집했다.
신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두산글로넷은 올해부터 두산중공업·두산건설 등 계열사 해외 건설 현장에 필요한 건설 중장비를 공급하는 임대사업을 시작했다. 두산중공업의 중동 및 동남아 지역 건설 현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그룹의 물동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두산그룹의 해외 매출 비중은 약 55%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해외법인만 120여개에 달한다. 또 그룹 주력 사업이 건설기계·담수·플랜트 등 사회기반시설 구축이어서 특수중량화물 운송도 급증하고 있다.
실제 주력 계열사인 두산인프라는 올해 3월 (주)두산과 3845억원 규모의 물류 서비스 제공 계약을 체결했다. 물류비 절감과 계열사 시너지 효과를 염두 한 거래다.
두산글로넷은 현재 화주(그룹 계열사)와 운송업체를 연결하는 물류 주선업(포워드)을 담당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산글로넷이 내부 역량을 키워 분사할 경우, 포워드 업무를 벗어나서 직접 운송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물류전담기업인 현대글로비스의 전철을 밟은 것이다.
출자금 25억원으로 시작한 현대글로비스의 초창기 주요 업무는 포워드였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에 완성차와 자동차부품, 철강제품 운송 업무를 몰아줬다.
현대글로비스는 단순히 물류 운송뿐 아니라 현대모비스 등에서 판매하는 자동차부품을 국내에서 구매한 뒤 현대·기아차 국외 공장에 재판매하는 도매상 역할도 했다.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매출은 5조8340억원, 영업이익은 2269억원에 달한다. 회사 설립 10년 만에 국내 최대 물류 회사로 성장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외부 업체에 맡기다 보면 기업의 재고사항이나 원가 등이 외부에 노출될 수 있어 대기업들은 물류 계열사를 더 선호한다"며 "계열사 물량 등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물류 서비스를 좀 더 싸게 이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글로넷도 현대글로비스와 처한 조건이 비슷하다. 그룹 계열사들의 해외 비중이 높고, 사회기반시설 구축이라는 사업 아래 각 계열사별로 업무가 분담돼 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글로넷은 현재 그룹 물류를 포워딩하는 데 그치고 있지만, 향후 현대글로비스처럼 물류전담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주)두산의 최대주주는 두산가(家)의 장손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으로 5.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4세들뿐만 아니라 3세들을 포함한 두산가 일원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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