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1/11/22/20111122000104_0.jpg)
미국의 사회심리학자인 제임스 윌슨이 1998년 발표한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 Theory)'이다. 작은 것이라고 방치하면 결국 큰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버려진 길거리의 쓰레기, 담배꽁초 하나, 술주정꾼들 등 이런 것들을 내버려두면 시간이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이자율 조사에 나선 금융당국이 놓치고 있는 깨진 창문도 있다. 스탁론(Stock Loan)이 그것이다. 이는 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회사와 연계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알선해 주식을 투자하도록 해주는 상품이다. 이 상품의 특징은 상대적으로 대출조건이 느슨하다는 것이다. 5000만원을 투자하면 스탁론은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지만, 증권사에서 빌리는 신용융자는 7500만원밖에 대출받지 못한다. 반대매매 규정도 주가 하락시 신용융자는 대출금액의 140%를 유지해야 할 정도로 까다롭지만, 스탁론은 115%만 유지하면 된다.
문제는 주가 급락시 피해규모가 신용융자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대수익도 크지만 그만큼 레버리지도 높아 위험도가 큰 것이다. 최근 스탁론의 증가추세도 신용융자의 속도를 넘어서고 있다. 신용융자 규모는 지난 급락장에서 6조원대에서 4조원대로 급감했지만, 스탁론은 1년새 2배 이상 늘어나 잔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더 이상 모른 척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마땅히 신용융자뿐만 아니라 스탁론도 규제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사실상 잔액이 1조원을 넘은 상황에서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특히 금융당국의 눈치로 증권사들이 신용융자를 줄이고 스탁론에 집중하는 사이 개미들은 주가 급락에 따른 리스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시야가 좁은 금융당국의 조치에 아쉬운 마음이 든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