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지원자가 없었던 서울 동양고가 사상 첫 자율형사립고(자율고) 지정취소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또다른 자율고인 용문고도 추가 모집 후 지원율이 여전히 낮으면 자율고 지정 취소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3일 마감한 2012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던 동양고가 내년 1월 2차 추가모집 기간이 끝난 뒤 일반고로 전환하기 위해 자율고 지정취소 신청을 하겠다는 방침을 전해왔다고 24일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동양고가 자율고 지정 취소를 신청하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동양고는 2010년 3월 자율고가 도입된 이래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51개 자율고 중 지정이 취소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양고는 지난해 자율고로 전환했다. 지난해 2011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는 280명 정원 중 추가모집을 거쳐 100명을 뽑았고, 올해는 아예 한명도 지원자가 없었다.
동양고는 다음 달과 내년 1월에 1, 2차 추가모집을 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추가 모집을 통해서 정원을 채우기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복 교과부 학교지원국장은 "지원 학생이 0명이면 교과부가 워크아웃 제도를 통해 재정지원을 하더라도 자율고 운영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자율고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서울시교육청과 협의해 지정취소 등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고 학교법인이 서울시교육청에 자율고 지정취소를 공식 신청하면 교육청은 교과부와 협의를 거쳐 추가 모집 일정 등이 모두 끝난 내년 2월께 지정 취소를 결정한다.
그러나 일반고 학생 배정이 당장 다음달 초에 시작되기 때문에 동양고가 일반고로 전환하더라도 내년에는 1학년 신입생을 배정받지 못해 2,3학년만으로 학교를 운영하게 된다.
지난해 신입생 모집에서 대량 미달로 자율고 지정 취소까지 검토했다가 올해 처음 '워크아웃' 제도를 신청한 용문고도 1,2차 추가모집을 통해 정원의 60%를 채우지 못하면 자율고 지정이 취소될 수 있다.
용문고는 지난해 455명 모집에 최종 176명이 지원(경쟁률 0.39)한 데 이어 올해도 경쟁률이 0.24대 1에 그쳤다.
신입생 충원율이 60% 미만으로 떨어진 학교법인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뒤 이듬해에도 학생충원율이 60% 미만이면 해당 법인이 자율고 지정 취소를 신청해야 한다.
다만 교과부 관계자는 "용문고는 아직 추가모집이 남아있기 때문에 자율고 지정취소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아직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내년 3월31일까지 모든 고교가 입시전형기본계획을 발표해야 하며 그 전에 확정 공고를 하지 않으면 2013학년도에 일반고로 학생 모집을 못 한다"며 "추가모집에서 정원의 60%를 채우지 못하면 용문고가 지정취소 신청을 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쟁률이 0.5대 1 안팎으로 저조한 자율고들은 워크아웃 신청은 고려치 않고 있으며 추가모집에서 최대한 많은 학생을 확보하는데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동성고는 "추가모집에서 열심히 노력하면 학생 수를 채울 것으로 기대한다.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기숙사 등 교육시설 확충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광고는 "첫 모집에서 모집정원의 51%를 채웠기 때문에 추가모집을 통해 충분히 자율고 운영이 가능하다. 워크아웃 신청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정원을 못 채울 경우 학급 수 감축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신고는 "추가모집을 일정대로 진행해 채워지는 인원대로 자율고를 운영할 것이다. 모자라는 돈은 법인에서 지원할 계획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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