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잃은 與쇄신안, 계파 간 셈법에 ‘눈치보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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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2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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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재홍 기자)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강행처리에 따른 후유증으로 동력을 잃은 한나라당 쇄신안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당 내부에서도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습적으로 강행처리 이뤄졌다. 따라서 쇄신안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여권의 지형이 바뀔 수 있어 각 계파들은 셈법 계산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우선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에 대한 개혁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당내 쇄신파 의원들은 한미FTA 비준안을 야당과 협의 없이 강행처리해 쇄신의 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한나라당 초선의원 모임이자 개혁 성향의 ‘민본21’은 24일 회동을 가진 뒤, “결국 바로 선 국회의 모습을 보여 드리지 못해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면목이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민본21 소속의 대다수 의원들이 “국회 몸싸움에 가담할 경우 19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국회바로세우기모임’에 소속됐다는 점도 쇄신파들에게는 딜레마다.
 
 민본21의 간사인 김세연 의원은 이와 관련, “국회를 바로 세우려는 노력에서 한 약속이었다”며 “거기에 대해 스스로 평가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당 쇄신안 요구에 앞장서며 한미 FTA 비준안 여야 협의 처리와 국회 폭력 추방을 촉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였던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도 일단은 이번 주말까지 몸을 추스르며 생각을 정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 시기를 틈타 쇄신안을 추진, 여권 개혁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산이다.
 
 비준안 처리 직후 비공개 의총에서 쇄신연찬회를 열겠다고 밝혔던 홍 대표는“(29일 예정된 쇄신연찬회에서)모든 의견을 수렴해 정책 쇄신 등 모든 분야의 쇄신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 대표 스스로도 쇄신의 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쉽게 주도권을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친박(친박근혜)계 역시‘침묵모드’를 유지하며 당내 상황을 예의주시 하는 모습이다.
 
 친박계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당의 전면으로 나서 공천 등 내년 총선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 ‘공천 논의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박 전 대표가 이에 부정적 입장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전날 대학 강연자리에서 당 쇄신안과 관련, “정치개혁도 해야 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의 쇄신 방향에 따라 내년 총선의 공천에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각 계파 간 ‘눈치작전’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한미 FTA 비준안이라는 큰 문제가 일단 해결된 만큼 이제 당내 공천권 향방 등에 관심이 집중되는 본격적인 총선모드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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