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외신에 따르면 스위스 알프스에는 지난 2일 기다리던 첫눈이 내렸지만, 스키장 개장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스위스 중부 베르네제오버란트 칸톤(州)의 경우 적설량이 5~10㎝에 머물렀고, 가장 많은 눈이 온 베른 칸톤 서부 프리부르 지역도 15㎝에 불과했다.
체르마트 등 험준한 봉우리와 스키 명소들이 자리잡고 있는 남부 발레 칸톤 지역은 눈이 거의 오지 않았다.
그 나마 매년 1월 세계경제포럼이 열리는 남동부 스키휴양지 다보스의 경우 인공눈을 만들어 가까스로 일부 스키 리조트가 문을 열었다. 다른 지역은 해발 1500m가 넘는 곳의 기온이 0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아 인공눈조차 만들 수 없는 상황이다.
스위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6주 동안 제대로 비가 온 적이 없어서 1864년 이후 가장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상 고온과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스키장들은 아예 문을 열 엄두를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유럽의 경제위기도 알프스를 찾는 관광객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올들어 스위스 프랑의 가치가 급등한 까닭에 스위스쪽 알프스는 훨씬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우정국은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스위스쪽 알프스를 찾는 영국인 스키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2.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위스 국제방송 인터넷판도 영국인이 스위스를 겨울철 스키 휴양지로 개발하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했지만, 올해는 비용이 덜 드는 다른 곳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이번 여름부터 스위스를 찾은 영국인 관광객의 수는 전년 대비 10% 줄었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관광객도 9% 감소했다.
이에 따라 스키 리조트와 호텔들은 숙박비와 이용료를 할인해 주고, 어린이와 여성을 상대로 무료 스키강습을 제공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스위스 관광청은 유럽 대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경제국에서 오는 관광객들로 공백을 메우기 위해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위스 관광청의 유르크 슈미트 국장은 “스위스의 산들은 다른 곳보다 더 높고 가파르기 때문에 사람들은 숨막힐 듯한 짜릿한 경험을 하기 위해 찾아 온다”며 “올해와 내년을 잘 넘기면 결국 유럽 관광객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연방 경제부 대외경제본부도 올해와 내년 관광객 수가 일시적으로 감소하겠지만 2013년부터는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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