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들은 호주중앙은행(RBA)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적기에 이뤄지지 못한 점과 여전히 유럽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 중인 점을 이유로 소비자들이 소비지출을 늘릴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예상했다.
종전까지는 호주 4대 시중은행들은 RBA의 기준금리 하향 조정을 곧바로 반영해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 금리를 낮췄던 게 관행이었다.
이번에는 그러나 글로벌 금융불안이 신용경색을 심화한 까닭에 대출 금리 인하는 뒷전으로 밀려났다고 현지 언론들이 7일 전했다.
모기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커먼웰스은행을 포함해 웨스트팩은행, ANZ은행, NAB은행 등 4대 시중은행들은 이날까지 대출 금리를 낮추지 않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은 “글로벌 금융불안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있다”며 “높은 자금조달 금리로 인해 대출 금리를 인하하기는 녹록치 않다”고 공통적으로 입을 모았다.
웨스트팩은행 최고경영자(CEO) 게일 켈리는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ANZ은행 CEO 마이크 스미스는 “유럽발 금융위기로 지난 5월 이후 자금조달이 힘들어졌다”고 언급했다.
이들 주요 시중은행들이 모기지 금리 등 대출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지 않음에 따라 소비자들은 기준금리 하향 조정에 따른 혜택은 시간차를 두고 나타날 전망이다.
기준금리를 낮춰 소비지출을 제고하려고 한 당국의 방침이 실효를 거두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ANZ은행 이코노미스트 케이티 딘은 “기준금리가 낮아졌지만 소비자들이 곧바로 소비지출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하며 “만약 소비자들이 금리 인하 혜택을 받으면 소비보다는 저축이나 부채 상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릴린치 스트레티지스트 팀 록스는 “소매유통업체에 올 크리스마스는 잔인한 때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불안으로 일단 향후 6개월내 소비지출이 활기를 띠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소매유통업계들은 다른 시각으로 이번 조치를 바라봤다.
이들은 이번 기준금리 하향 조정 조치가 소비지출 심리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이어백화점 CEO 버니 브룩스는 “이번 금리 인하는 소매유통업계에 좋은 소식”이라며 “소비자신뢰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