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은 6일(현지시간) 조사관들이 지난달 초부터 S&P와 무디스, 피치 등 3대 국제신용평가사를 방문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12월 한달 동안 점검을 계속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SMA는 S&P 등 3대 신용평가사 외에 규모가 작은 기관들도 조사 대상에 포함, 광범위한 점검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프랑스 파리에서 EU의 신용평가사 감독기관으로 공식 출범한 ESMA가 신용평가사들에 대한 고강도 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SMA의 이번 조치는 S&P가 최근 유로권 15개 회원국의 무더기 신용등급을 경고한 뒤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점검 결과와 대응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부 유로존 관리들은 신용평가기관로 인해 최근의 위기가 더욱 악화했다며 ESMA 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의 한 간부는 S&P의 업무방식이 경제 펀더멘털과의 연계성은 줄어든 반면 정치적인 색채를 띠고 있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ESMA 대변인은 “ESMA 직원들은 이번 조사에서 신용평가기관의 사업행태와 평가결과 도출방식 등 업무 전반을 들여다볼 계획”이라면서 “문제점이 드러나면 벌금 부과와 평가활동 중지는 물론 허가까지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혀 성역없는 수사 의지를 보였다.
그는 이어 ‘이해의 충돌’ 회피 및 내부규정의 건전성 등과 같은 건전한 평가절차를 갖고 있는지도 조사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우리는 신용평가기관을 대상으로 한 현장조사 결과를 늦어도 내년 4월께 보고서를 통해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SMA 조사관들은 평가기관이 특정국가의 신용등급 강등결정을 내린 경위의 소재를 묻고 문서로 제공받을 수 있다.
특히 신용등급 강등과 같은 특정한 결정에 관해서는 질문을 던질 수는 없지만 업무수행 방식에서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평가기관을 처벌할 수 있다.
이에 대해 S&P 대변인은 “우리는 규제당국에 대한 내부적인 대응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S&P는 유로존 국가들이 재정위기 해소를 위한 강력한 대응조치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독일 등 역내 15개 국가의 신용등급을 무더기 강등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는 등 엄청난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