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태가 곁에서 본 루크 도널드 스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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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1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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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리 안났지만 아이언샷으로 버디기회 만들고, 7∼8m 퍼트는 사정권”

김경태.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거리는 별로 안 나더라고요. 그런데도 아이언샷이 기가 막혀 버디기회를 만들던데요. 샷을 무리하게 구사하지 않는데도 볼은 그린에 착착 올라갔어요. 그린에서는 더 놀랐습니다. 볼에서 홀까지 7∼8m는 모두 사정권이더라고요. 그 거리에서 퍼트하는데도 볼은 홀 바로 옆에 머무르거나 홀을 스치더군요. 그날 퍼트한 볼이 몇 차례 홀 가장자리를 돌아 나왔는데도 스코어는 그리 나쁘지 않았을 겁니다. 그가 올해 449홀동안 단 한 차례도 3퍼트를 하지 않았다는 기록이 실감나더라고요.”

루크 도널드.
열흘전 남아공 선시티의 게리 플레이어CC에서 열린 남아공선샤인투어 ‘네드뱅크골프챌린지’에 출전해 루크 도널드(34·잉글랜드)와 동반 플레이를 한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의 말이다. 김경태는 당시 1, 2라운드에서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과, 3라운드에서는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도널드와 같은 조로 맞대결을 펼쳤다. 김경태로서는 세계 톱랭커들과 번갈아 라운드하면서 큰 경험을 했다.

그 대회에서 웨스트우드가 15언더파로 우승했고, 김경태는 8언더파로 5위, 도널드는 5언더파로 7위를 각각 차지했다. 최종일 스코어는 김경태가 2언더파 70타, 도널드는 이븐파 72타를 쳤다.

아시안투어 타일랜드골프챔피언십(15∼18일)을 앞두고 한국에 머무르고 있던 김경태에게 도널드에 대한 인상을 묻자 “장타자는 아니었지만, 아이언샷과 퍼트로 만회하면서 골프의 또다른 면을 보여주었다”고 들려줬다.

도널드가 올시즌 유러피언투어에서 기록한 드라이버샷 평균거리는 282.8야드(약 259m)다. 260m가 채 안된다. 김경태가 올해 일본골프투어(JGTO)에서 기록한 드라이버샷 평균거리는 279.6야드(약 256m). 두 선수의 체격은 도널드가 175㎝에 73㎏, 김경태가 177㎝에 74㎏이다. 거리나 체격이 엇비슷하다. 김경태가 첫 말에 “거리가 안 나던데요”라고 할 만도 하다. 미국PGA 투어프로 가운데 김경태보다 ‘단타자’들이 10여명 있다. 데이비드 톰스, 잭 존슨, 브라이언 게이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올해 성적에서 보듯 도널드는 거리에 관한한 그리 큰 신경을 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350야드를 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350야드를 날리지 않고도 버디를 할 수 있는 길은 많다. 골프에는 ‘장타력’ 말고도 더 중요한 것들이 많이 있다”고 주장한다. 유러피언투어 최장타자로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한 알바로 키로스(스페인·평균거리 312.7야드)와 도널드의 거리차이는 30야드다. 어프로치샷으로 따지면 세 클럽 차이가 난다.

도널드는 드라이버샷이 짧게 나가는데도 불구하고 그린적중률은 유럽투어에서 77.5%로 이 부문 1위, 미국투어에서는 67.3%로 이 부문 41위에 올랐다. 그린 주변에서 하는 쇼트게임과 퍼트, 벙커샷은 ‘과연 세계 톱랭커’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뛰어나다.

김경태는 “네드뱅크골프챌린지 최종일 도널드는 벙커샷을 한 번인가 했다. 그래서 그의 벙커샷 솜씨를 자세히 감상할 기회는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도널드는 지난해 벙커에서 18회 연속 샌드 세이브를 한 기록이 있다”고 했더니 “힘을 들이거나 기교를 부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치는 품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도널드는 올해 대서양 양안에서 벌어들인 놀랄만한 상금(약 128억7000만원)만큼이나 골프의 또다른 면을 보여주는 선수다. 김경태 최경주를 비롯한 한국선수들이 세계랭킹 1위에 오르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것도 기록으로써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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