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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보다 나은 명예퇴임식을 위해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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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1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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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면수 기자) 국세청은 매년 상·하반기 두 번에 걸쳐 4급 이상(서기관) 관리자를 대상으로 명예퇴임 신청을 접수받은 후 이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국세청이 타 부처와 달리 수년 전부터 관행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서기관급 이상 명예퇴임제도는 통상 정년 보다 2년 앞당겨 퇴임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연말에도 국세청은 예년과 다름없이 4급 이상 관리자들이 대거 명예퇴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명예퇴임이라는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화려함(?)과는 달리 올해 국세청을 떠나는 이들은 저 마다 화려한 퇴임식의 주인공이 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실제로 이달 말 명예퇴임하는 서울국세청 산하 세무서장 대부분은 소박하고 조촐한 퇴임식과 함께 그 동안 동고동락해 왔던 선후배 및 동료들과 덕담 한 마디 건네는 것에 만족하고 싶어 한다.

일반적으로 국세청 내 4급 이상 관리자라고 하면 최소 30년 이상을 외길로 걸어온 사람들이다. 조직에 대한 사랑은 말할 것도 없고, 국세행정 전반에 걸쳐 크고 작은 일들을 묵묵히 이뤄낸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제는 후배들을 위해 조기 명예퇴임을 신청하고, 소박한 퇴임식과 함께 국세청을 떠나려 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바라보는 직원들의 시각은 다르다.

국세청 밖에 모르고 살았던 이들에게 선후배와 동료들은 진정 퇴임식다운 퇴임식을 마련해 주고 싶어 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부인에게는 자랑스런 남편으로, 자식에게는 존경스런 아버지로 기억될 수 있도록 퇴임 가족을 초청, 보다 의미있는 선물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는 국세청 직원이기 때문에 가능한 생각이다. 국세청 직원들에게 있어 가족은 늘 후자였다. 언제나 국가 또는 국세청이 먼저였고, 가족은 그 다음이었다.

전 국세청 직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 중에 하나가 바로 “국세청에 있을 때 가족에게 가장 미안했다”고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일례로 지난해 명예퇴임한 모 세무서장은 "국세공무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가족과 함께 여행다운 여행을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지만, 퇴임 후에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셈하면서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물론, 화려한 퇴임식은 구설수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사랑하는 직원과 가족이 함께 하는 퇴임식은 그 어느 퇴임식보다 더 화려하다. 설령, 평생에 단 한 번 뿐인 명예퇴임식이 조금(?) 화려하다한들 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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