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오이 하나가 배추 한 통보다 비싼 수준에 팔리고 있다.
20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최근 오이 한 개(취청, 150g)의 가격은 1천500원대에 형성돼 배추 한 포기(3㎏, 980원)보다 비싸졌다.
롯데마트에서 오이가 배추보다 값이 많이 나간 것은 처음이다.
작년 이맘때 배추 가격(2천980원)이 오이(750원)보다 무려 4배 가까이 비쌌던 것에 비교하면 오이 가격 상승은 더욱 눈에 띈다.
오이 값은 9월 추석 명절 이후 1천원선에 형성됐다가 10월 540원까지 내렸지만 이내 반등해 지난달 말에는 1천630원까지 치솟았다.
이마트에서도 오이 가격은 작년 동기의 배 이상 올랐고, 특히 백오이는 개당 3천380원까지 뛰었다.
이달 이마트 채소 매출은 작년보다 5.7% 신장했지만 오이는 매출이 8.3% 줄었다.
이는 오이가 열매를 맺고 생육할 때 온도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다.
오이는 늦가을에 비가 자주 내리는 등 흐린 날씨가 이어지면서 남부지방 일조량이 부족해져 열매 수가 줄어든데다 최근에는 갑자기 기온이 낮아지면서 생육이 잘 되지 않았다.
또 비닐하우스 난방에 사용되는 경유 가격이 최근 작년보다 20% 이상 뛰어 재배 원가가 상승한 탓도 있다.
반면 배추는 작년 김장철 배추 대란을 겪으면서 학습효과로 올해 재배면적이 30% 가까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폭락했다.
배추 농가가 배추밭을 갈아엎고 있지만 배추 폐기량은 10만t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겨울 배추는 주산지인 해남 등 전남의 배추 면적이 40% 이상 늘어나 당분간 과다 공급이 계속되고, 오이도 변덕스러운 날씨로 말미암은 피해가 바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22∼25일 오이를 시세 대비 2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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