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위원장 사망 사흘 째를 맞아 기업들은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 ‘대북리스크’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개성공단도 침착을 되찾은 만큼 직접 연관이 없는 나머지 기업들도 한숨 돌린 상태다.
일부 기업은 19일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임원회의를 열고 정세 변화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으나, 침착을 되찾았다.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별도 전담대책반을 마련하는 등 특별한 대책을 마련한 곳은 없다. 다만 향후 정치경제 전반이 미칠 파장에 대해 언론과 정보 채널을 총동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국내 대기업 고위관계자는 “하반기 미국 신용등급 강등, 유럽 금융위기, 신흥국 성장속도 둔화 등 여러 악재 변수로 내년 사업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여기에 대북리스크까지 추가된 만큼 국내외 정세 변화에 따른 모니터를 더욱 강화하는 것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만 “정세 변화에 따른 별도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있진 않다”고 덧붙였다.
이미 대부분 기업은 올 하반기 들어 내년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며 포스코가 내년 투자계획을 1조원 가까이 낮추는 등 공격적 투자보다는 내실 다지기로 방향을 선회한 바 있다.
다만 대북 문제가 실물경기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게 대체적인 견해다. 코트라의 21일자 일일동향 점검에 따르면 국내와 거래관계인 해외 기업이나 중국에서 사업 중인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서는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벤처투자업체 하버 퍼시픽 캐피털은 “북한은 이미 존재해 온 리스크”라며 “이번 사태로 특별한 변화는 없다”고 했다. 대우인터내셔널 중국지부 역시 “전반적으로 위기의식이 고조될 수 있으나 중국 내 비즈니스에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21일 통일부의 승인으로 이희호 여사와 함께 민간 조문단으로 나선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계기로 2008년 이후 중단됐던 금강산 관광 등 대북 사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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