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고등학생 A(17)군은 지난달 7일 학교수업이 일찍 끝나자 집에 들어와 컴퓨터를 켰다.
'야동'(음란 동영상)을 보다가 A군은 평소와 다른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A군은 무언가에 홀린 듯 두꺼운 테이프를 챙겨 길거리로 나왔다.
오후 3시쯤 근처 주택가에서 집에 혼자 들어가는 10대 초반의 B양을 발견한 A군은 문을 두드려 열게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A군은 미리 준비한 테이프로 B양의 손발을 결박하고 눈과 입을 가린 뒤 옷을 벗겨 몸을 더듬는 등 성추행을 했다.
범행이 끝나자 B양에게 "신고하면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을 학교에 뿌리겠다"고 협박하고 화장대 위에 놓인 4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B양 부모가 경찰에 신고한 뒤에도 범인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아 수사가 진전되지 않았지만 의외의 장소에서 꼬리가 밟혔다.
사건 발생 한달도 훌쩍 넘은 이달 중순 B양 어머니는 한 공부방 행사에 딸을 데리고 참석했다.
그런데 갑자기 B양이 얼굴을 붉히면서 "엄마 저 오빠야"라고 한 학생을 가르쳤다. 놀랍게도 예전에 자신이 가르쳤던 제자 A군이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A군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군은 경찰에서 "선생님 딸인 줄은 몰랐고 순간적으로 나도 모르게 그랬다"며 범행을 시인하고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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