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호/충정로> 새해 우리 경제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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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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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장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장
지난해 우리 경제가 연초에는 수출의 호조에 힘입어 연률 4% 초반의 성장을 하는 등 좋은 시작을 보였다. 특히 상반기에는 일본의 대지진 등 대외적 여건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2차 양적완화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경제성장이 양호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중반 이후 미국의 주택시장 침체, 국채발행 한도 인상을 둘러싼 정치리스크 발생, 그리고 결정적으로 유럽의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하반기에 들어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3.6% 수준에 머물게 됐다. 경기가 하강하면 그 여파를 서민이 더 체감하게 되므로 매우 어려운 한 해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인 경기 하강 국면에서도 우리 경제가 3.6% 수준에서 버틸 수 있었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새해 2012년의 경제인데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는 올해의 경제성장을 3.8%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에는 다양한 불확실성이 있을 것으로 보여 이보다 낮아질 위험도 배제하기 어렵다.

사실 3.8%의 전망도 올해 중반경까지는 유럽의 재정위기가 해결의 실마리가 잡혀서 하반기 이후 견조한 성장세(연평균 4% 중반)를 기록할 것이라는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

한 가지 기대를 거는 것은 과거에 수출성장률이 예상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았고, 올해부터 한미 FTA가 발효될 것이므로 대외부문의 기여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KDI에서는 올해 수출 증가율을 9% 정도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타 기관보다 높은 수치이지만 과거 수출 패턴을 볼 때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를 잘 극복하는 우리나라 국민과 기업의 저력을 믿기 때문이다.

또한 새해 경제성장률이 수치상으로는 비교적 저조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지만 경기흐름으로 볼 때 반드시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있다.

우리 경제의 흐름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강하여 올해 상반기까지는 침체국면에 머물겠지만,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상승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위기의 완전한 탈출까지는 2~3년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겠지만, 재정위기국이 단기적으로 국채발행을 재개하는 지 여부는 올해 상반기에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까지 EU, IMF 등의 국제기구들이 유동성 해법을 제시할 것이고, 이에 따른 단기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러한 조치들이 유동성 해결에 해당하며, 채무상환능력까지 해결되는 것은 아니므로 불안요인은 여전히 내재되어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유럽 문제가 가닥을 잡게 되면 불확실성을 걷어내게 되어 국내 경기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요인은 내수경기가 다소 회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소비관련 지표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과 금융시장의 변동성으로 다소 악화되었지만 올해 민간소비의 증가율을 3.1%로 KDI가 전망할 만큼 내수경기가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고용상황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유가하락 등 교역조건의 개선으로 인해 실질구매력이 개선됨에 따라 내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우리경제에 필요한 것은 시장의 신뢰와 자신감이다.

1997년과 2008년의 세계경제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저력을 토대로 또 하나의 힘찬 도약을 위하여 경제주체 모두의 합심된 노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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