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동물들이 포식자의 접근을 알리기 위해 경계 신호음을 보낸다. 이런 행동은 짝이나 혈연 관계가 가까운 개체가 주변에 있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이들이 다른 집단의 인지를 고려하는지는 아직까지 입증되지 않았다.
영국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과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과학자들은 뱀을 몹시 무서워하는 우간다의 야생 침팬지들을 관찰했다. 그 결과 이들이 주변에 뱀이 있는 것을 아는 동료 집단보다는 모르는 집단을 향해 더 많은 경계 신호음을 보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소통 수단을 통해 다른 개체들과 새로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언어의 진화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단계라고 지적했다. 이런 단계는 인류와 침팬지의 공동 조상이 약 600만년 전 갈라지기 이전에 이미 형성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여태껏 다른 개체의 지식과 믿음을 인식하는 능력은 사람에게만 있다는 게 정설이었다.
연구진은 맹독성을 가진 두 종류의 살모사 모형 3개를 바위 틈에 놓고 침팬지 33마리의 반응을 시험했다.
그 결과 뱀을 보지 못했거나 뱀이 있다는 경고음을 듣지 못한 다른 침팬지가 주변에 있을 때일수록 침팬지의 경고음이 더 자주 나왔다.
연구진은 “침팬지들은 다른 개체들의 위험 인지 상태를 고려한다. 다른 개체들이 알지 못하는 위험에 대해 알려주는 자발적인 경고음을 내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미 위험을 알고 있는 개체들을 향해서는 경고음을 덜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일부 학자들은 한 개체가 다른 개체에게 무언가를 알리려는 목적을 갖고 소리를 낼 때 언어 진화의 결정적인 단계가 일어났다고 주장해왔다. 이 연구 결과를 보면 보다 복잡한 소통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필수 요소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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