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 씨는 8일 방송된 KBS2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서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고 약을 먹은 지 4개월 정도 됐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 이경규는 “죽을 것 같다는 심리상태를 자주 경험했다”며 “서 있다가도 내가 살아있나 보려고 스스로 꼬집기도 한다. 마비가 오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엘리베이터가 마음에 안 들면 10층까지 걸어 올라간다. 불안하고 고독하고 쓸쓸했지만 이 같은 얘기를 하면 프로그램에 영향을 줄까 봐 참고 지냈다”며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그러나 “상담 후 약을 복용하고 굉장히 좋아졌다”고 현재 상태를 전했다.
그렇다면 이경규 씨가 치료를 받고 있는 공황장애는 무엇이며 완치는 가능할까?
▲ 공황장애 정의와 증상은?
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정의하는 공황장애(panic disorder)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 즉 공황발작(panic attack)이 주요한 특징인 질환으로 규정했다.
공황발작은 극도의 공포심이 느껴지면서 심장이 터지도록 빨리 뛰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며 땀이 나는 등 신체증상이 동반된 죽음에 이를 것 같은 극도의 불안 증상을 말한다. 공황장애는 광장 공포증(agoraphobia)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는데 광장 공포증은 백화점 같은 공공장소에 혼자 놓여 있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공황발작 증상으로는 첫번째 흥분, 신체적인 활동, 성 행위, 감정적 상처 등에 뒤따라서 생길 수 있으나 이유 없이 자발적으로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증상이 발생하면 보통 10분 안에 증상의 정도가 최고조에 이른다.
공황발작이 나타나기 전에 반복해서 있었던 사건이 있다면(예: 커피, 술, 담배를 복용했거나 수면변화, 식사변화, 과도한 조명 등이 있은 후에 발작), 이런 조건에 대해 자세히 조사해 봐야 한다.
주요한 정신 증상은 극도의 공포와 죽음에 이를 것 같은 절박한 느낌이다. 보통 환자들은 이런 공포의 원인을 알지 못하고 혼돈스러워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빈맥(빠른 맥박), 심계항진, 호흡곤란, 발한과 같은 신체 증상(자율신경계 증상)이 나타나는데 대개 발작은 20~30분 지속되고 1시간을 넘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예기 불안이 또 다른 주요 증상인데 한 번 발작을 경험하게 되면 다음 발작이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불안해하는 것을 말한다.
심장과 호흡문제와 관련된 신체증상이 공황발작 시 환자가 가장 걱정하는 문제이며, 자신이 곧 죽을 것이라는 생각에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다섯에 한 명 정도는 공황발작 시 실신에 이르기도 한다.
공황발작과 흔히 동반되는 광장 공포증은 자신이 남에게 도움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장소를 가지 않으려고 하는 공포증을 말한다. 번잡한 거리, 번잡한 가게, 밀폐된 공간(터널, 다리, 승강기), 밀폐된 차량(지하철, 버스, 비행기)에 가거나 이용하는 것은 반드시 친구나 가족과 동반하려 한다. 심한 경우엔 아예 집을 나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런 행동은 부부 문제를 만들어 부부 문제가 주요한 문제로 오진하게도 한다.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기 전에 환자는 스스로가 이상해지고 있다고 두려워할 수 있다.
▲ 완치는 가능한가?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에 따르면 공황장애의 주된 치료방법으로는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통찰지향 정신치료(insight-oriented psychotherapy) 등을 시행한다.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며 흔히 항우울제 (antidepressant)가 사용되는데, 이는 우울증과 공황장애의 발병 기전에 유사한 면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했다. 그 외에도 보조적으로 항불안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약물을 통해 공황증상이 가라앉으면, 재발을 막기 위해 최소한 1년 이상은 그대로 투약을 유지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를 유지하다가 투약을 중단할 경우 약 50% 이상의 환자들에서 공황장애 증상이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 치료와 함께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할 경우, 공황 발작과 불안 증상을 더욱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란, 공황 발작과 관련된 환자의 그릇된 믿음과 정보를 교정하고, 근육 이완과 호흡, 공포를 유발하는 대상에 대한 노출 치료 등을 반복 훈련하는 기법이다. 장기적으로는 50% 정도에서 공황 발작을 완전히 없앨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평소 훈련을 반복하여 치료적 행동을 습관화할수록 치료 효과가 높다.
공황장애는 일반적으로 만성화되는 질병으로서, 자연 회복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를 했을 경우 30~40%는 증상이 완전히 없어지고, 약 50% 정도는 가벼운 증상만이 남으며, 10~20% 정도만 심각한 증상이 남는다고 한다.
증상이 소실될 경우에도, 최소한의 약물치료와 인지행동 훈련은 유지하는 것이 재발 방지에 좋다. 이는 마치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들이 혈압이나 혈당을 정상수준으로 유지하면서도 꾸준히 혈당강하제와 적절한 운동, 식이요법 등을 병행해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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