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가 보편화되면서 필름의 퇴조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정작 코닥은 일찌감치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했었다는 소식이다.
현실에 안주하다가 시장에서 도태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일반 휴대폰 1위 아성을 지켰던 노키아, 비즈니스용 스마트폰의 대표주자였던 림, 카세트와 CD 시대 잘 나가던 워크맨과 TV의 대표주자였던 소니, 휴대용 게임기에 새 바람을 일으킨 닌텐도 등은 새 기술과 대체상품의 등장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변화하지 않는 기업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반면교사다.
음반사와 영화사까지 갖고 있는 소니는 애플이 콘텐츠와 기기를 아우르는 온라인 음악 생태계를 조성하는 동안 팔짱을 끼고 있었다.
세트 제작 조직과 음반 담당 사업부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못하고 따로 놀면서 시장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소니 워크맨은 아이팟 등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음악시장에서 결국 밀려났다.
소니는 삼성과 LG 등에 밀려 TV사업이 부진하자 삼성전자와 LCD 패널 합작사업을 정리하기까지에 이르렀다.
임베디드 칩 설계를 주로 해왔던 영국의 ARM은 모바일 저전력 칩셋을 평정하고 있는 가운데 PC시대의 강자 마이크로소프트(MS)나 인텔은 모바일 부문에서 재미를 못 보고 있는 상황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흐름에서 감을 놓치고 안주하게 되면 가차없이 처지는 것이 현실이다.
휴대폰 사업의 후발주자인 애플의 아이폰은 등장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강타를 날렸다.
스마트폰에서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는 이제 애플에 위협이 되고 있다.
애플은 휴대폰에서는 거북이였지만 스마트폰에서는 토끼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은 휴대폰에서는 토끼였지만 스마트폰에서는 거북이다.
이 회사들이 스마트폰을 두고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렇게 입장이 엇갈리면서 자신들의 기술이 먼저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발 주자라고 해서 언제까지 뒤에 있으라는 법은 없다.
MS와 노키아가 윈도폰을 통해 부진을 만회하려고 하고 있는 가운데 인텔도 저전력 성능이 강화된 모바일 칩을 내놓고 윈도8 시대에 대비하려 하고 있다.
이들은 PC시대 선두주자였지만 모바일에 있어서는 후발업체다.
누구든 방심하다가는 후발업체에 밀리는 토끼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하는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면서, 거북이가 토끼를 따라잡는 이솝우화가 현실이 되고 있다.
덕분에 뒤에 있는 업체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
팬택처럼 워크아웃까지 갔다가 다시 일어나듯이 말이다.
늦게 출발했지만 토끼를 제치는 거북이가 어느 업체가 될지, 앞으로 또 어떻게 토끼와 거북이의 역할이 바뀌게 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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