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는 지난해 11월 12일부터 12월 17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6부작 다큐멘터리 ‘창바이산(長白山·백두산의 중국 명칭)’을 방영하면서 발해의 건국 주체를 중국 동북지역에 살던 소수민족인 말갈족이 세운 나라로 소개했다.
CCTV는 다큐멘터리 제4부 ‘산해상망((山海相望)’ 편에서 “당나라 현종이 713년 진국(震國·발해의 다른 이름)에 사신을 보내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을 ‘좌효위원외대장군(左驍衛員外大將軍) 발해군왕(渤海君王) 영홀한주도독(領忽汗州都督)’으로 책봉했다고 주장했다.
또 발해와 당나라의 주요 교역 루트였던 백두산 자락 압록강 상류의 린장(臨江)에서 랴오둥(遼東)반도의 뤼순(旅順)을 거쳐 당나라 수도 장안(長安)에 도달하는 구간을 발해의 조공 루트로 소개했다.
CCTV는 백두산을 만주족 등 중국 소수민족의 영산(靈山)이라고 주장, 백두산을 비롯한 중국 동북지역이 고대부터 중국의 영토였음을 부각하기도 했다.
CCTV의 이번 보도는 1996년 ‘하상주단대공정(夏商周斷代工程)’을 시작으로 계속되고 있는 중국 역사 수정작업의 하나로 해석된다. 중국은 하상주단대공정을 통해 전설 속의 국가였던 하나라와 상나라를 중국의 정사(正史)에 편입시킨 데 이어 2002-2007년 이뤄진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규정했다.
2001년 제작돼 지금도 쓰이는 연변(延邊) 조선족의 7학년(중학교 1학년) ‘중국력사’ 교과서에는 ”7세기 말 말갈족의 한 갈래인 속말(粟末) 말갈이 여러 종족을 통일, 정권을 수립했다. 후에 당 현종이 이곳에 주를 설립하고 그들의 수령을 도독으로 삼았으며 발해군왕으로 책봉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중국은 2009년 4월에는 만리장성의 길이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2천500㎞ 더 긴 8천851.8㎞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하면서 만리장성 동쪽 끝을 중국 고고학계의 정설이었던 허베이(河北)성 산해관(山海關)에서 북한 접경의 단둥(丹東)에 자리 잡은 고구려의 박작성(중국 명칭 후<虎>산성)으로 대폭 연장했다.
이듬해에는 고구려의 발흥지인 지린(吉林)성 퉁화(通化)에서 만리장성 유적이 발굴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린성은 국가문물국의 지원을 받아 퉁화를 비롯한 쓰핑(四平)과 창춘(長春), 연변(延邊) 등을 ’만리장성 보호사업‘ 대상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중국이 만리장성을 동쪽으로 확장함으로써 고구려와 발해 영토였던 중국 동북일대가 고대부터 중국의 영토였음을 주장하려는 의도로 국내 역사학자들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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