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건조하고 있는 세계 최대 원통형 '골리앗 FPSO'의 하부구조 모습. (현대중공업 제공) |
지난 10일 H도크를 방문한 기자는 재미있는 모양의 설비를 볼 수 있었다. 피자 같기도 하고, 도넛 같기도 한 이것의 정체는 바로 원통형 '골리앗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다. 현대중공업은 2010년 2월 노르웨이의 ENI노르게사로부터 골리앗 FPSO를 수주했다. 수주금액은 총 1조2907억원(약 11억 달러)이다.
현장에서 만난 골리앗 FPSO의 담당 PM(Project Manager) 노영철 부장은 "현재 원통형 FPSO는 전 세계에서 저장 용량이 30만 배럴 규모인 3기만 운영되고 있다"며 "골리앗 FPSO는 저장 용량이 100만 배럴로 세계 최대 원통형 FPSO"라고 설명했다.
노 부장은 "기존 선박 모양으로 FPSO를 만들 경우, 북극해의 강한 바람과 파도 등을 견딜 수 없어 원통형으로 제작하게 됐다"며 "바람이 어느 정도 통하면서도, 비와 눈을 막을 수 있는 밀폐형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FPSO가 설치될 지역은 노르웨이 햄머페스트 지역에서 북서쪽으로 약 85km 떨어진 골리앗 유전(Goliat Field) 지역이다. 이곳은 북위 약 71.5도에 위치하고 있어, 가장 북극에 인접해 있다. 때문에 환경 규제가 아주 엄격하다.
노 부장은 "노르웨이 정부의 규제가 심하다"며 "NORSOK(노르웨이 표준해양규정)을 만족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도장 작업에도 신경 쓰고 있다. 일반 상선에 비해 2배 가량의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2월부터 H도크에서 골리앗 FPSO 작업을 시작, 2013년 5월에 인도할 예정이다. 까다로운 규제와 고난도 기술이 적용되는 작업이어서 납기 단축이 쉽지 않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 김정생 상무가 사업 현황과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
김정생 해양사업본부 상무는 "골리앗 FPSO는 스펙이 너무 까다로워 발주처도 약간 우려하고 있다"며 "발주처 역시 파일럿(견본) 제품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원통형 골리앗 FPSO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야 추가 발주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현대중공업은 이 FPSO를 위해 H도크 게이트를 확장하는 공사도 병행하고 있다.
◆LNG-FPSO, 하반기에 2기 수주 가능성
현대중공업의 올해 수주 목표는 306억 달러이다. 이 가운데 조선해양플랜트(현대삼호중공업 포함) 수주목표는 236억 달러이다. 지난해 각각 266억 달러, 198억 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공격적인 목표치다. 특히 7개 사업본부 가운데 해양사업본부는 지난해 45억5000만 달러(드릴십 제외)를 수주했다. 올해 목표는 52억 달러이다.
김 상무는 "작년부터 관리하고 (눈 여겨 보고) 있는 프로젝트가 많기 때문에 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지만, 그렇다고 쉬운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황 부진에 대한 선가 하락과 발주 감소 등을 우려하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LNG-FPSO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서브씨(Sub Sea) 등 3가지 분야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특히, 김 상무는 "최근에 LNG-FPSO 선형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며 "올해 하반기에 2개 정도의 LNG-FPSO 수주를 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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