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란에서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지난 2010년 하반기 이후 우리 기업의 수주활동이 진행되고 있지 않아 직접적인 피해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중동지역 발주 증가도 기대된다.
1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업체가 이란에서 수주한 건설공사는 지난 1975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88건, 119억4000만 달러에 이른다. 수주 텃밭인 중동지역에서도 비중이 높은 곳이다. 지난 2009년에는 GS건설과 대림산업이 대형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면서 역대 최대인 25억 달러 규모의 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그러나 2010년 이후에는 수주실적이 수직 하강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이란 경제제재에 우리나라도 동참하면서 기존에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을 제외하고 이란에서의 신규수주 활동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미 수주 활동이 사실상 금지된 상황에서 최근 이란 사태로 인한 국내 건설기업의 직접적인 피해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국내 해외건설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확대되면 국제유가가 최대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고, 이 경우 국내 건설사의 수주 텃밭인 중동지역의 수입이 증가하면서 공사 발주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최근 배럴당 100달러 위로 상승하며 지난해 5월 이후 최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도 상승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 정도 되면 중동지역 국가들이 재정을 유지할 수 있는데, 배럴당 200달러면 돈이 넘쳐나는 수준"이라며 "국제유가가 급등해 중동지역의 재정여건이 좋아지면, 사회간접자본(SOC)이나 주택 등에 대규모 투자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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