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티업한 후 볼 뒤 잔디를 발로 다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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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1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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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오프 전이라면 상관없지만 티샷 후엔 안 돼

티샷 전에는 볼 뒤 지면을 다져도 상관없다.  [사진=미국 골프채널]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습관적으로 볼 뒤 잔디를 밟아 라이를 개선하는 골퍼들이 있다.

그런 행위는 티잉 그라운드에서 티샷을 하기 전에는 상관없다. 인플레이 전이기 때문에 벌타가 없다.

그러나 일단 티샷을 하고 나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페어웨이나 러프에 있는 볼을 치기 전에 발이나 클럽헤드로 볼 뒤를 다지면 라이 개선으로 2벌타를 받는다. 동반자들이 다 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그렇게 규칙을 위반하면서까지 스코어를 낮춘들 무슨 성취감이 있겠는가.

점보 오자키가 체면을 구긴 일이 있다. 오자키는 일본골프투어에서 94승을 올린데서 보듯 한때 일본남자골프의 ‘간판’이자 ‘우상’이었다.

한 번은 ‘백상어’ 그레그 노먼(호주)이 일본 대회에 초청받아 오자키와 동반플레이를 했다. 그런데 오자키의 ‘프리샷 루틴’이 이상했다. 페어웨이든 러프든, 치기 전에 클럽헤드로 볼 뒤를 툭툭 누르는 것이 습관이 되다시피했다.

노먼은 나중에 그 일을 회상하면서 “그런 식으로 볼을 쳐 일본에서 몇 십승을 거두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라며 우회적으로 오자키의 행동을 비난했다. 미국PGA투어라면 오자키의 행동은 라이 개선으로 2벌타를 받을 소지가 다분했다.

일본골프투어에서 활약하는 김형태는 “오자키는 티샷한 볼이 러프에 들어가면 드라이버를 든 채 러프까지 간다. 드라이버로 러프에 있는 볼 뒤를 다지기 위해서다. 드라이버는 헤드가 넙적하여 아이언보다 다지기가 좋지 않은가. 그런 뒤 샷을 하므로 러프샷도 페어웨이에서처럼 ‘딱’ 소리가 난다. 러프샷인데도 볼은 낙하 후 곧바로 멈추는 묘기를 부리곤 한다.”고 경험담을 얘기한다.

‘베테랑’ 케니 페리(미국)는 2009년 미PGA투어 FRB오픈에서 49세의 나이로 우승했다. 그러나 석 달 후 그에게 ‘오점’이 될수도 있는 일이 그 대회에서 벌어졌다는 것이 드러났다.

당시 페리는 찰리 호프만과 공동 선두를 이룬뒤 연장 세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고 우승컵을 안았다. 그런데 페리가 연장 첫 번째 홀에서 규칙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CBS의 화면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쟁이 촉발됐다.

첫 홀에서 페리가 친 볼이 러프에 빠졌는데 볼 윗부분이 보일락말락했다. 볼에 다가선 페리는 웨지로 볼 뒤 잔디를 서 너 차례 내려쳤다. 그러자 볼이 확연히 드러났다. 라이가 좋게 개선된 것. 페리는 그런 다음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 샷을 했다.

그 화면이 공개되자마자 각 골프사이트를 비롯 월스트리트저널까지 나서 페리와 경기위원회를 비난했다. 누가 보아도 라이 개선이었는데도 경기위원들은 그 화면을 보고도 ‘라이를 개선할 의도가 없어 보인다. 클럽헤드로 과도하게 잔디를 누르지 않았다’며 페리의 손을 들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의도’(고의성)가 문제다. 라이를 개선할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객관적으로 봤을 때 라이를 개선한 행동이었다면 응당 벌타가 주어지고, 실격처리를 해야 하는데도 그들에겐 마이동풍이었다. 페리는 무사히 넘어갔으나, 그 사례는 두고두고 해프닝으로 거론될 지 모른다. <골프규칙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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