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경제적으로는 양국의 산업구조가 유사해 관세철폐에 따른 이해득실을 따지는 게 쉽지 않다. 특히 농업분야에서의 불균형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여전하다. 느슨한 수준의 FTA가 가져올 부작용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미국을 제치고 국내 최대 교역국으로 올라선 중국과의 FTA는 한·EU(유럽연합), 한·미(美) 등 세계 3대 경제권역과의 무역자유화를 추진한 최초의 국가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우리의 경제영토가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른다는 뜻이다.
정치·외교적으로는 북한의 맹방인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정한 동북아 질서를 안정시키는 데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나아가 지역별 블록화에 가장 뒤떨어진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추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17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외교안보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에 따르면 한·중 FTA는 현 정부 들어 단절되다시피 한 남북관계 개선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김정은 체제가 등장하면서 일대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불안정성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상황을 여전히 뒤흔드는 위협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느슨한 FTA가 되더라도 중국과의 무역자유화를 실시해야 하는 것은 경제외적으로도 커다란 부수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동휘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현재는 남북이 경색돼 있지만 어느 시점에 전향적으로 바뀔때 한·중의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가 긍정적으로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함께 'G2'로 부상한 중국과도 적극적인 균형외교로 국익을 챙겨야 할 할 필요성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여부를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의 정면 충돌양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중국 등이 미측의 제재에 반발하고 있는 것도 한국으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요인이다.
KIEP 관계자는 “현재 한국은 미국, EU, 인도와 모두 FTA를 맺은 최초 국가”라며 “여기에 한중, 한일 FTA까지 맺게 되면 명실공히 동북아 최고의 FTA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중 FTA 넘어 동북아 FTA 추진해야
한·중 FTA는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구축이라는 우리 정부의 또다른 프로젝트에도 디딤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중 FTA가 체결될 경우 한·일 FTA는 물론 한·중·일 FTA 추진에 동력을 제공함과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동북아 경제공동체라는 경제블록을 형성하는데 그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일 뿐 아니라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점을 감안할 때 한중 FTA가 체결될 경우 이에 따른 효과는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한·중 FTA가 발효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2.72%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한·미 FTA(0.56%)나 한·EU FTA(1.02%) 효과를 뛰어넘는 것이다.
KIEP도 한중 FTA가 체결될 경우 GDP(국내총생산)가 2.3%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휴대전화와 자동차, 기계 등 전략품목을 비롯해 중간재, 부품 수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고추와 양파 등 농축산물의 경우 품종과 품질이 국내산과 유사해 관세가 철폐되면 농가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이에 대해 KIEP는 한·중 FTA가 체결되면 농수산물 수입 증가액이 10년간 100억달러에 달하고, 국내 농업 생산은 최대 14.7%까지 감소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한·중 FTA는 한·미, 한·EU FTA와 달리 국내 경제와 매우 밀접하기 때문에 중국경제가 안고 있는 특수성을 충분히 검토한 후 유연한 협상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한·중 FTA를 성공적으로 체결할 경우 한·중·일 동북아 경제공동체라는 이름으로 세계경제를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한중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한·중 FTA는 민감분야에 대한 합의를 전제로 포괄적인 FTA로 이익균형을 도모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동아시아 경제통합의 큰 흐름 속에서 한·중, 한·중·일 FTA논의에도 진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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