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뤼포 총리는 전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막강한 경제력을 내세워 다른 회원국들에 독일식 해결책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해 벨기에와 룩셈부르크의 소비자 물가지수와 공공부문 임금 및 복지 연계 제도를 사례로 들면서 이를 폐지하고 EU 차원의 단일한 사회·경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을 슈피겔이 묻자 디 뤼포 총리는 “독일은 EU 내에서 가장 큰 나라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아주 정상적”이라고 답했다. 그는 그러나 “각국엔 존중받아야 할 고유의 전통이 있다. 이 제도는 벨기에의 사회적 합의이자 연립정부 구성 협약에도 포함돼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다른 나라들이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겠다”면서 “EU는 회원국 국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회당 소속인 디 뤼포 총리는 독일과 EU 집행위원회가 긴축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슈피겔이 “모두가 `우리는 다르다‘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유럽의 문제 아니냐”고 지적하자 디 뤼포 총리는 “목표와 방법 사이엔 큰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EU의 규정은 준수해야 하지만 이를 달성하는 방법은 개별 국가가 결정할 일인데 특정한 사례와 방책을 일괄 적용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벨기에는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규모의 공공부채를 줄이고 재정적자를 EU 기준치(GDP의 3% 이내)에 맞추기 위해 올해 예산을 작년 대비 110억 유로 삭감하는 초긴축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EU 집행위는 벨기에 예산안으론 EU 기준치 달성이 어렵다며 추가 긴축을 요구했다.
이에 벨기에 정부는 부랴부랴 추가 삭감안을 제출해 제재를 피했으나 벨기에 내부에선 EU 집행위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디 뤼포 총리는 또 “유로존 위기의 책임은 시민이 아니라 금융시장과 정부에 있다”면서 위기 이후 삭감만 하고 일자리와 성장에 투자하지 않는 것은 “공정하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재정적자와 공공부채 감축은 필요한 일이지만 긴축과 제재만 할 것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과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이를 촉진할 수준에서 긴축정책도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벨기에 뉴스통신사 벨가는 베를린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 직전에 이뤄진 이 인터뷰 내용이 알려져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 더 많은 사람이 몰렸다면서 “그러나 이로 인해 양국 관계가 악화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메르켈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무엇을 하라고 말할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서로 교훈을 얻는 것이지 (다른 나라를) 지배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유로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벨기에 안트베르펜 항구와 독일 산업지대를 철도 직행 노선으로 연결하는 `철의 라인강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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