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새 CEO들, 첫 해 성적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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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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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부터 완성차 5사-수입차 3사 새 진용 갖춰<br/>현대차 김충호ㆍ이삼웅 사장 등 내수 안정화 기여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지난 1년 동안은 완성차 5사와 수입차 2사가 새 대표를 선임, 진용을 갖춘 한 해였다. 내수시장 침체기와 맞물리며 그 어느 때보다 변화가 많았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해 각각 김충호ㆍ이삼웅 사장을 승진시키며 세 체제를 구축했다. 쌍용차와 르노삼성, 한국지엠도 비슷한 시기에 차례로 새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수입차 3사도 각기 각기 다른 이유로 대표를 교체했거나 교체를 진행중이다.

이들 업체들은 왜 대표를 교체했으며, 첫 해 성적은 어땠을까. 또 이들의 올 한해 과제는 무엇일지 분석해 봤다.

이달 초 열린 현대차 상반기 판매결의대회. 첫줄 왼쪽 첫번째가 이충호 사장.
현대ㆍ기아차 ‘내수 수성(修城)’= 지난해 9월 취임한 현대차 김충호 사장은 국내영업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영업통이다. 같은 해 10월 신형 i30 출시를 시작으로 공식 대외업무를 시작한 그는 올 1월 i40 살룬(세단) 출시로 침체된 내수 시장에서 라인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i40는 국내 첫 디젤 중형 세단이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내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하단 관련기사 참조> 올해 판매목표도 다소 보수적이다. 지난해보다 5만대 많은 70만대(점유율 45%)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만은 않다. 하반기 싼타페 
올 초 기아차 판매결의대회. 앞줄 가운데가 이삼웅 사장.
후속 외 신차가 없는데다 수입차가 공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영업통인 김 사장의 해법에 관심을 모은다.

앞선 2월 취임한 기아차 이삼웅 사장은 소하리공장, 화성공장장을 지낸 생산 및 노무 전문가다. 취임 이후 안정적인 판매, 특히 지난해 12월 레이의 성공적 출시를 이끌었다. 올 3월께 출시 예정인 K9(오피러스 후속)과 함께 올 한해 내수시장 점유율 33%를 목표로 내걸었다.

이와 별도로 올 한해 첫 상용 전기차인 레이EV 2500대를 양산, 공공기관에 보급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서비스 현장을 견학 중인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 사장.
양사 합산 점유율 목표는 78%. 지난해 74.9%에서 소폭 늘어난 수치다. 올 한해 내수 시장이 지난해 수준에서 정체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보수적 목표다. 다만 신차 없이 판매를 유지하는 결코 쉽지 않은 임무를 부여받았다.

한편 이들 신임 사장의 역할은 국내 부문에 한정된다. 현대ㆍ기아차는 국내와 해외부문을 별도로 하고 있다. 양사 해외영업본부는 각각 김승탁ㆍ오승국 부사장이 총괄, 이를 다시 정의선 부회장, 이형근 부회장이 각각 총괄하는 시스템이다.

이유일 쌍용차 사장.
르노삼성ㆍ한국지엠 ‘조직개편’= 르노그룹은 지난해 9월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을 르노삼성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그는 취임 후 사회캠페인 등 대외 활동을 펼치는 한편 내부 조직개편에 들어갔다. 향후 1년 새 신차가 없는 만큼 개편을 통한 수익성 지키기가 올 한해 회사의 최우선 과제다. 지난해 10월 알렝 로네 디자인 총괄 전무를 선임, 올 1월엔 제조ㆍR&D, 영업 각 부문에서 1명씩 총 3명의 신임 이사를 승진시켰다. 승진 규모가 지난해 20명에서 크게 줄었다.

내수 판매목표는 역시 지난해(10만9000대) 수준인 11만대, 수출을 합하면 약 25만대가 될 전망이다. 역시 상용모델인 SM3 전기차를 500대 양산, 보급한다는 별도의 과제도 안고 있다.

그렉 필립스 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
한국지엠은 마이크 아카몬 전 사장이 지난 13일 퇴임함에 따라 당분간 존 버터모어 임시 사장 체제가 유지된다. 신임 사장이 올 때까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단 GM해외사업부문(GMIO) 생산총괄 부사장이던 그의 경력 때문에 한국지엠 생산량 일부를 사브 유럽 공장으로 이전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최근 외신은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지난해 3월 쉐보레 브랜드 론칭과 8개 신차 출시라는 큰 과제를 마친 아카몬 전 사장은 모국인 캐나다의 민항기 업체 봄바디어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쌍용차에도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3월 인도 마힌드라가 인수합병을 마무리지으며, 이유일ㆍ박영태 공동관리인 체제에서 이유일 사장 체제가 시작됐다. 이 사장은 취임 후 그 동안 못했던 공격적 투자를 단행, 내수ㆍ수출 시
국내 최장수 자동차 CEO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장 확대를 이끌었다. 지난해 총 판매는 11만3000대. 전년대비 38.2% 늘었다.

올 초에는 픽업트럭인 코란도스포츠(액티언스포츠 후속)을 출시, 레저용 수요까지 흡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해외에서도 인도에서 렉스턴 반제품(CKD) 수출을 본격화 하는 등 영업망 재건에 나선다. 올 판매목표는 12만3000대. 완성차 5사 중 가장 공격적이다.

크라이슬러 ‘공격수’ 벤츠 ‘소방수’ 투입= 수입차 업계에서는 크라이슬러코리아가 지난해 5월 그렉 필립스 사장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11월 토마스 우르바흐 사장을 각각 선임했다. 전자는 공격수, 후자는 소방수를 영입한 셈이다.

그렉 사장은 한미FTA를 앞둔 미국차 판매확대 선봉에 선다. 지난
최승달 스바루코리아 사장.
해 지프 브랜드를 앞세워 전년비 25% 성장을 이끈 필립스 사장은 올해도 총 8종의 연식변경 및 신모델을 출시, 판매확대에 나선다. 그는 한국닛산 사장과 르노삼성 영업본부장을 지내며 자동차업계의 대표적인 한국통 CEO로 통한다.

벤츠의 우르바흐 사장의 경우 주요 주주이자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와의 분쟁을 원만히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벤츠와 한성은 지난해 각각의 모회사인 독일 다임러그룹과 홍콩 레이싱홍 그룹의 대립으로 갈등을 빚은 바 있으며, 이로 인해 결국 두 회사의 대표가 임기를 남겨둔 채 모두 교체됐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12월 이동훈 사장이 사임, 현재 대표직이 공석이다. 회사는 현재 본사 및 국내 인물 중 차기 CEO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베터 슈투트가르트스포츠카 사장.
수입차업계 장수 CEO는 누구= 이처럼 대규모 인사이동 바람이 불고 있는 자동차 업계지만 10년 이상 장수하는 CEO도 있다. 수입차 1세대인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이 회사 재무최고책임자(CFO)를 거쳐 2000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당시 2000대 전후였던 연간 판매량이 지난해 2만7000대로 20배 이상 늘며 독보적인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정재희 포드코리아 사장은 2001년, 송승철 한불모터스 사장과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도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 사장.
2002~2003년에 각각 대표이사에 올라, 10년째 회사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송 사장은 수입차 업계에서 유일한 오너경영인이기도 하다.

2005년부터 대표이사직을 맡아 온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마이클 베터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포르쉐) 사장, 2007년부터 임기를 시작한 트레버 힐 아우디코리아 사장도 장수 CEO에 속한다.

스바루코리아의 최승달 사장은 2009년 스바루 국내 출시와 함께 대표이사직을 맡게 됐다. 지난해 12월 
켄지 나이토 한국닛산 사장.
처음으로 월 100대를 넘어서는 등 최근 들어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같은 해 캐딜락 수입사인 GM코리아와 볼보코리아가 각각 장재준·김철호 대표를 선임했다.

2010년에는 양대 일본차 브랜드의 대표이사가 바뀌었다. 한국토요타는 그 해 1월 나카바야시 히사오 사장을, 한국닛산은 4월 켄지 나이토 사장을 각각 선임했다. 지속된 엔고와 판매감소 등 어려울 때 등판한 구원투수인 셈이었다.

처음으로 일본인 대표이사를 선임한 닛산은 지난해 하반기 소형 박스카 큐브의 성공으로 최근 활기를 띄고 있다. 대지진 여파로 지난 한 해도 고전한 한국토요타는 올 1월 중형 세단 신형 캠리를 내세워 반전을 꾀한다. 둘은 서로 친할 뿐 아니라 학구파라는 공통점도 있다. 특히 취임 2년째를 맞은 히사오 사장의 한국어는 수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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