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혁명 1주년 맞았지만 민주화 열기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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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2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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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25일(현지시간)로 이집트 혁명이 1주기를 맞았다. 30년간 이집트를 독재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이날은 국경일로 지정됐다. 하지만 민주화를 이룩한 이날을 기리기 위해서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은 역설적이게도 또 다시 민주화를 부르짖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시민 수만 명은 이라크 군부의 퇴진을 요구하고 조속한 민정이양을 요구했다. 신문은 지금까지 시위가 신분이나 종교, 정치에 얽매였던 양상을 보였던 것과 달리 이날 시민들은 순수한 민주화의 열망을 표출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모습에서 지난해 1월25일 같은 장소에 자리한 시위대의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고 WSJ은 전했다. 시위대는 지난해 오늘 무바라크의 하야를 요구했던 것처럼 이라크 군부의 퇴진을 요구했다. 시위대는 이라크 군부는 무바라크가 저지른 지난 과오를 답습하고 있다면서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출범한 의회에 국정운영을 맡기라고 촉구했다.

시위대는 국제 언론단체 ‘국경없는 기자회(RSF)’가 이날 발표한 ‘2011년 언론자유 지수’에서 이집트의 언론자유 지수 순위가 작년보다 39단계 낮은 166위로 하락한 점을 상기시켰다. RSF는 “이집트는 지난해 2월부터 정권을 장악한 군 최고위원회가 이전 독재 정권의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민주주의적 기대를 무산켰다”고 설명했다.

시위에 참여한 유섭 알-바디는 “혁명 이후에도 경찰과 군부의 태도는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면서 24일 경찰이 자신의 집을 무단 침입해 컴퓨터를 압수해갔으며 이 과정에서 자신의 형도 연행됐다고 WSJ에 전했다.

민심이반을 감지한 후세인 탄타위 군 최고위원회(SCAF) 사령관은 유화책으로 이날 국가 비상계엄령을 부분 해제했다. 또 군사 재판에 회부돼 유죄를 선고받은 수감자 2000여명을 석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집트 인권단체와 시위대는 군부의 이러한 조치에 의심을 품고 있다. 군부가 비상계엄령을 완전히 해제하지 않은 데다 평화적인 시위대를 무력 진압한 적도 있는 탓이다. 지난해 11월 군인과 경찰의 무력 진압으로 민정이양을 요구하는 시위대 80여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탄타위 사령관에 불만도 크다. 무바라크 정권 시절 20년간 국방장관을 역임한 탄타위가 무바라크 처벌에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이집트 검찰이 최근 무바라크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으나, 실제 사형 선고가 내려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치권에서도 회의의 눈길을 보냈다. 이집트 온건 성향의 이슬람 정당 와사트당의 에삼 술탄 의원은 군부의 이번 결정에 “이는 진정한 비상사태의 해제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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